[르포]美배터리 최대 규모…SK온 “포드 전기 픽업트럭 82만대 배터리 양산”

김국배 2023. 1. 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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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벌SK 켄터키 배터리 공장 가보니
2기 건설, 미 단일 부지 기준 최대 생산 규모
철골 공사 中…2025년, 2026년 순차 양산
테네시 공장 합쳐 1만1000여명 고용
국내 소재·장비 업체에 2조 경제 효과

[글렌데일(미국 켄터키)=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중부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50분 정도를 달리자 628만㎡(190만평) 크기의 광활한 부지가 나타났다. 황토 먼지가 날리는 공터 한가운데에 건물 골격이 세워져 있었고, 도처에 있는 타워 크레인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는 2025년 1월 ‘블루오벌SK 켄터키’ 배터리 공장이 들어선다. 작년 7월 출범한 블루오벌SK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 SK온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의 합작 법인이다.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블루오벌SK 켄터키’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사진=SK온)
들어간 철근만 코끼리 470마리 무게

SK와 포드는 114억달러를 투자해 켄터키와 테네시주에 총 129기가와트시(GWh)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3개를 짓는다. 2기로 건설되는 켄터키 공장은 미국 단일 부지 기준 최대 생산 규모(86GWh)로, 105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한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연간 약 82만대 생산할 수 있다. 1공장은 2025년, 2공장은 2026년 배터리 셀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테네시 지역에 짓고 있는 공장까지 합치면 12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이날 버기카를 타고 둘러본 현장은 일요일이어서 오가는 공사 차량이나 인부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순 없었지만, 1공장의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높이는 아파트 10~11층과 비슷한 약 30m, 길이는 무려 1㎞에 달한다. 현재까지 콘크리트 보강을 위해 투입된 철근만 코끼리 470여 마리의 무게에 해당하는 3300톤, 운반된 흙만 미식축구 경기장 200여 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소방차 400대 무게와 같은 7900톤의 구조용 강철도 설치됐다.

현장에서 만난 박창석 SK온 BOSK건설 유닛 PL은 “작년 7월부터 공사가 시작됐고, 올해 3월부턴 본공사라 할 수 있는 기계 배관 전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현재는 장비 위주의 공사이다보니 700~ 800명 정도가 일한다”고 했다. SK는 왜 미국 중부에 있는 켄터키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일까. 박 PL은 “주정부 인센티브와 미국 내 물류의 흐름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사진=SK온)

공장 설비 90% ‘메이드 인 코리아’

부지 내에는 트레이닝센터도 지어진다. 향후 현지에서 고용할 500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배터리 제조 작업 시뮬레이션이나 품질 제조 프로세스 등을 교육하기 위해서다. 이 센터는 1180평 규모로 2024년 문을 열 예정이다. 블루오벌SK는 켄터키·테네시 3개 공장에서 1만1000여 명의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작년 12월 기공식에 참석해 지역 경제 파급 효과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SK 측에선 이번 배터리 생산 시설 투자가 한국 배터리 관련 소재·장비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신동윤 BOSK 사업관리부 디렉터는 “공장은 미국에 지어지지만, 대부분(90% 이상)의 설비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며 “한국 내 고용 창출 효과도 있을 것이고, 금액으로 따지면 2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배터리 단독 공장 2개를 갖고 있는 SK온은 켄터키·테네시 공장이 가동하며 북미 배터리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작년 9.8GWh 규모의 1공장이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2공장도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2025년 북미에서만 18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북미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공장도 조지아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SK온이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함께 튀르키예 앙카라 지역에 짓기로 했던 배터리 합작 공장은 철회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SK온의 미국 자회사인 SK 배터리 아메리카(BA)의 정준용 법인장은 9일(현지시간) 애틀란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지아 공장이 코로나 등으로 인력 소싱이 잘 안 돼 작년 초반 수율이 조금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BA는 작년에 계획했던 물량을 5% 정도 초과 생산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작 공장 계획 철회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고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SK온의 ‘미국 진출 전초 기지’로 26억달러를 투자한 SKBA는 현재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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