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율 문제 없다, 20년은 거뜬”…SK온 美법인장의 이유있는 자신감
수주잔고 1600GWh 훌쩍…현대차와도 협력
SK온·포드·코치 튀르키예 공장 무산 확정 안돼
[헤럴드경제(덜루스)=김지윤 기자] “튀르키예 공장 무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기존 조지아주 공장의 수율이나 생산량 때문이 아니다. 수율, 생산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정준용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법인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SK온이 포드, 코치(Koc)와 튀르키예에 건립 예정이었던 배터리 합작 법인이 최근 좌초 위기에 처한 것을 두고 SK온 미국 공장의 수율 문제가 거론되자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포드·코치는 지난해 3월 4조원을 투입해 튀르키예에 전기차 합작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근 SK온의 자금난과 수율 문제 등으로 합작사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바뀔 것이란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정 법인장은 초기 낮은 수율은 현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지아주 2공장 수율에 대해 “작년과 재작년 인력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숙련되지 않은 작업자를 교육하면서 양산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예측한 범위 내 수율이 확보되고 있고, 2공장은 1공장에서 힘들었던 부분을 반영해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계획했던 물량보다 5% 초과 생산했다”고 덧붙였다.
SKBA는 SK온의 미국법인 자회사다. 현재 조지아주에 단독으로 배터리 1·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착공한 9.8GWh 규모의 1공장은 작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11.7GWh 규모의 2공장은 올해부터 생산에 돌입했다.
정 법인장은 “포드·터키 합작 회사의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한다는 것도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정보”라고 강조했다.
정 법인장은 SKBA가 향후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2021년 누적 수주량은 1600GWh를 넘었고,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이보다 훨씬 많다”며 “이미 20년 이상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 픽업트럭이라 불리는 포드의 ‘F-150’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정 법인장은 “F-150은 40년 연속 미국에서 1위를 했을 정도로 한 집 건너 한 집이 가진 차”라며 “폭스바겐의 ‘ID.4’에도 우리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도 SKBA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조지아주에는 기아 제조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신공장도 들어선다. SK온은 작년 11월 현대차그룹과 북미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 법인장은 이에 대해 “투자 비용 측면에서 조인트벤처(JV) 방식이 유리하다”며 “(현대차도) 서로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공장은 애틀랜타 인근 바토우 카운티에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BA는 미국 사회를 비롯해 한국 장비업체와 상생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총 26억 달러가 투자된 SKBA는 현재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추가 인력도 채용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조지아주 방위군과 고용 협력을 발표했다. 퇴역군인, 예비역, 군인 가족 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혀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기도 했다.
국내 업체의 장비도 대거 사용됐다. 정 법인장은 “현재 가동되고 있는 SKBA 1공장에 들어간 장비의 95%가 한국 업체의 것”이라며 “공장이 사용하는 배터리 핵심 소재의 국산 비중도 약 80%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편 SK온은 적극적인 북미 시장 공략을 통해 2025년 글로벌 ‘톱3’ 진입을 노리고 있다. 북미에서만 2025년 최대 18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SK온은 미국에서 확고한 사업적 지위를 키워나가고 있다”며 “북미 자동차 시장 전동화를 이끌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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