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 “생산라인 혁신으로 북미 가전시장 지배력 확대”

이정훈 2023. 1. 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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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공장’ 테네시공장서 기자간담회
무인운반차 등 생산라인 자동화 63%
“업가전 통해 고객에게 새 가치 줄 것”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코스 등 개발”
류재철 엘지(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고도화된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북미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겠다.”

류재철 엘지(LG)전자 에이치앤에이(H&A)사업본부장(사장)이 미국 테네시공장 혁신을 가속화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건조기를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한 라인에서 만드는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2018년 말 준공된 엘지전자 테네시공장은 세탁기 생산라인 2개와 건조기 생산라인 1개를 갖추고 있다. 연간 최대 드럼·통돌이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를 만들 수 있다. 생산라인을 혁신해 세계경제포럼(WEF)로부터 창원 엘지스마트파크에 이어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됐다. 이로써 엘지전자는 국내·외에 각각 등대공장을 둔 유일한 한국 기업이 됐다. 등대공장은 밤에 해안에서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이끄는 구실을 하는 공장에 붙여주는 이름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해마다 두 차례씩 선정한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엘지(LG)전자 테네시공장에서 프레스 가공을 통해 만들어진 세탁기 커버가 공중 컨베이어를 통해 다음 공정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엘지전자 테네시공장에는 창원 엘지스마트파크보다 3배 이상 많은 166대의 무인운반차(AGV, Automated Guided Vehicles)가 가동되고 있다. 사람이 하루 평균 6천번 이상씩 하던 부품 운반을 전부 무인운반차가 대신하고 있다. 또 생산라인에선 얇고 평평한 스테인리스 강판이 이동하면서 둥글게 말리고, 로봇팔이 이를 용접하며 필요한 부품을 조립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사람이 조립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하반기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공장 내 전용 통신망을 구축해 무인운반차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자재를 운반할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경로를 찾아 이동하는 자율이동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도 도입된다. 류재철 사장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 역량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엘지전자의 기술 노하우를 각 글로벌 생산지의 특성에 맞게 녹여낸 맞춤형 제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엘지(LG)전자 테네시공장에서 무인운반차(AGV·Automated Guided Vehicles)들이 세탁기 부품을 나르고 있다. 테네시공장에선 무인운반차 166대가 가동되고 있다. LG전자 제공

아울러 건조기 생산라인 가동을 통한 시장점유율 향상도 기대했다. 류 사장은 “미국 소비자들의 80% 가량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함께 구매한다”며 “세탁기와 건조기 생산이 다르면 물류·유통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공장 설립 때부터 함께 생산을 계획했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늘려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 사장은 ‘업(UP)가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가전은 제품을 구매한 뒤에도 스마트홈 플랫폼 ‘엘지 씽큐’를 통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1월 이후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총 24종의 업가전을 선보였고, 120개 이상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배포했다. 그는 “가전간 연결이 된 다음이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쉽지 않다”며 “고객과 소통하며 업가전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고객에게 새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엘지(LG)전자 테네시공장 전경. LG전자 제공

엘지전자는 올해 친환경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올해 안에 업가전 세탁기와 워시타워에 ‘미세플라스틱케어코스’를 업그레이드로 제공할 예정이다.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또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CO₂)를 냉각·압축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물 대신 사용하는 무수 세탁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류 사장은 “새로운 친환경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미세플라스틱 저감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클락스빌(미국 테네시주)/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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