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 “생산라인 혁신으로 북미 가전시장 지배력 확대”
무인운반차 등 생산라인 자동화 63%
“업가전 통해 고객에게 새 가치 줄 것”
“미세플라스틱 저감 세탁코스 등 개발”
“고도화된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북미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겠다.”
류재철 엘지(LG)전자 에이치앤에이(H&A)사업본부장(사장)이 미국 테네시공장 혁신을 가속화해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건조기를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한 라인에서 만드는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2018년 말 준공된 엘지전자 테네시공장은 세탁기 생산라인 2개와 건조기 생산라인 1개를 갖추고 있다. 연간 최대 드럼·통돌이세탁기 120만대, 건조기 60만대를 만들 수 있다. 생산라인을 혁신해 세계경제포럼(WEF)로부터 창원 엘지스마트파크에 이어 ‘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됐다. 이로써 엘지전자는 국내·외에 각각 등대공장을 둔 유일한 한국 기업이 됐다. 등대공장은 밤에 해안에서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이끄는 구실을 하는 공장에 붙여주는 이름이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해마다 두 차례씩 선정한다.
엘지전자 테네시공장에는 창원 엘지스마트파크보다 3배 이상 많은 166대의 무인운반차(AGV, Automated Guided Vehicles)가 가동되고 있다. 사람이 하루 평균 6천번 이상씩 하던 부품 운반을 전부 무인운반차가 대신하고 있다. 또 생산라인에선 얇고 평평한 스테인리스 강판이 이동하면서 둥글게 말리고, 로봇팔이 이를 용접하며 필요한 부품을 조립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사람이 조립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하반기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공장 내 전용 통신망을 구축해 무인운반차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자재를 운반할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경로를 찾아 이동하는 자율이동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도 도입된다. 류재철 사장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 역량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엘지전자의 기술 노하우를 각 글로벌 생산지의 특성에 맞게 녹여낸 맞춤형 제조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조기 생산라인 가동을 통한 시장점유율 향상도 기대했다. 류 사장은 “미국 소비자들의 80% 가량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함께 구매한다”며 “세탁기와 건조기 생산이 다르면 물류·유통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어 공장 설립 때부터 함께 생산을 계획했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생산을 늘려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류 사장은 ‘업(UP)가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가전은 제품을 구매한 뒤에도 스마트홈 플랫폼 ‘엘지 씽큐’를 통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1월 이후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총 24종의 업가전을 선보였고, 120개 이상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배포했다. 그는 “가전간 연결이 된 다음이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쉽지 않다”며 “고객과 소통하며 업가전을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고객에게 새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올해 친환경 기술도 선보일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올해 안에 업가전 세탁기와 워시타워에 ‘미세플라스틱케어코스’를 업그레이드로 제공할 예정이다.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또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CO₂)를 냉각·압축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물 대신 사용하는 무수 세탁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류 사장은 “새로운 친환경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미세플라스틱 저감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클락스빌(미국 테네시주)/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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