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쪽박인데 또 매입···"미·중 말고 여기 사세요" [코주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주가지수는 뭘까요?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SENSEX) 지수입니다. 4.4% 올랐습니다. 2위를 기록한 인도네시아 대표 주가지수 IDX종합지수는 4.36% 상승했습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약 2900개 주식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MSCI 세계지수는 지난해 19.8% 내렸고, 주요국 중 뒤에서 3번째를 기록한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는 25%나 떨어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세계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 등, 지난해는 악재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해였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인도는 무풍지대였습니다. 올해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독주한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 짚어드리겠습니다.
인도 증시 상승 원동력은 ①탄탄한 내수 시장입니다. 인도 인구 14억 명이 넘습니다. 중국에 이어 2위입니다. 주목할 점은 인도 인구 중 20~30대가 0~20세 인구 다음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소비와 생산의 주축인 청년들이 많은 경제 구조인 셈입니다. 인구만 많다고 증시가 오르는 건 아니지만, 내수가 튼튼하면 외부 변수에 덜 영향을 받겠죠. 그럼 중국은? 지난해 상하이지수가 10% 넘게 하락했잖아요. 인구만으론 등락 이유 제대로 분석하기 힘듭니다. 다만 중국이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의 이점을 살리지 못한 이유는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중국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확진자 한 명만 나와도 지역을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쳤습니다. 반면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미국에 이어 2위인 인도는 이 정도로 빗장을 잠그진 않았습니다.
②미중 갈등도 인도 증시 상승을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같은 인구 대국이지만, 인도는 오르고 중국은 떨어진 이유기도 합니다.
미중 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만큼,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은 점점 노골화하고 있습니다.(기사 참고)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이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인도는 미중 갈등이 심화할수록 반사이익을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망 재편에 나선 미국이 자국 기업은 물론 우방국에도 중국 배제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실제 애플은 2025년까지 아이폰 생산시설의 25%를 중국에서 인도로 옮길 계획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도 인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③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줄타기 외교도 지난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하게 사들였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인도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6~7%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터키(85%), 아르헨티나(83%) 등 신흥시장국은 물론 이탈리아(11.9%), 독일(10.4%), 영국(10.1%), 미국(8.2%)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낮은 편입니다. 미국 입장에선 제재에 참여하지 않은 인도가 괘씸할 수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그냥 두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사 참고)
④정부의 외국 기업 유치 노력도 한몫 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옮기는 외국 기업에 생산 연계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주는 등 FDI(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6.1%입니다. 전 세계 전망치(2.7%)나 미국(1%), 중국(4.4%) 등 주요국 전망치보다 최대 6배 이상 높습니다.
이미 인도는 지난해 자신을 식민통치했던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2022년 명목 GDP 기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지난달 초 모건스탠리와 S&P글로벌은 인도가 10년 안에 일본·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에 오를 거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증시 전망도 낙관적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 지수가 올해 말까지 추가로 9%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장밋빛 전망에 투자 한 번 해볼까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 있으시다면 KOSEF 인도NIFTY50 ETF(합성, 수수료 0.49%),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수수료 0.58%) 등 국내 상장된 ETF나 미국에 상장돼 있는 INDA ETF(수수료 0.68%), INDY ETF(수수료 0.89%) 등을 사시면 됩니다.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미국에 상장된 SIFY 테크놀로지, 타타모터스 등을 매수할 수도 있겠고요. 미래에셋증권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인도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하니 조금 기다리면 인도 투자가 더 쉬워질 것 같습니다.
올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 코끼리에 날개가 달리는 셈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 중국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시장이 될 수 있을까요?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당장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생각보다 인도에서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도에 투자를 하고 있는 한 사업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에도 관료주의가 있지만, 인도가 훨씬 덜 민주적”이라며 “만족시켜야 할 이해당사자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2019년 전세계에서 사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를 매겼는데 인도는 190개국 중 63위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 142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순위가 크게 올랐지만 중국(31위)에는 여전히 크게 뒤처져 있습니다.
인프라도 아직 미흡합니다. 특히 중국과 달리 큰 공장이 부족합니다. 인도 정부가 그간 중소기업 육성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잠재력은 있지만 중국을 따라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단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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