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한 공연’? 마이클 볼튼, 논란과 환호 사이[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2023. 1. 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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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볼튼 내한 공연 포스터. KBES 제공



세계적인 팝 가수 마이클 볼튼의 내한 공연이 관객들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앙코르, 마이클 볼튼 라이브 인 서울’ 공연이 개최됐다. 15일까지 이틀간 개최되는 이번 공연에는 첫날에는 유미와 정홍일, 둘째날에는 소향과 K2 김성면이 게스트로 예정돼 기대를 더했다.

그러나 첫 공연 시작과 함께 상황은 반전됐다. 마이클 볼튼의 등장에 앞서 ‘게스트’인 유미와 정홍일의 무대가 10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진행됐다. 당초 총 공연 시간이 100분으로 예정됐던 걸 생각하면 관객들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체 러닝타임이 게스트 가수들의 무대로 소비 되자 객석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현장 상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기도 했다.

‘내한 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본질에 집중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100분이라는, 콘서트 치고는 썩 길지 않은 공연 시간 중 게스트가 둘이나 무대에 오르는 만큼 시간 분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다. 그러나 공연 주최 제작사인 KBES 측의 세트리트스를 봐도 마이클 볼튼이 10곡, 유미와 정홍일은 각각 5곡과 8곡으로 합동 공연에 가까운 정도다. 9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이클 볼튼의 무대를 보기 위해 돈과 시간을 쓴 관객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논란 속에서도 마이클 볼튼의 무대는 빛났다. 정홍일의 공연 후 20분여의 무대 정돈을 거쳐 등장한 마이클 볼튼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본래 지난 1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이태원 참사로 인해 공연을 연기했던 만큼 의미를 더했다. 이어진 마이클 볼튼의 공연은 여전한 ‘거장’의 모습을 자랑하며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관객의 원성이 컸던 만큼 공연 종로 후 제작사 측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더불어 ▲많은 인파로 인해 주차 및 티켓부스 진행업무가 늦어져 공연 지연이 발생했고 ▲공연 지연으로 인한 공연 시간 단축을 게스트 2팀에게 각인 시키지 못했으며 ▲게스트 2팀의 무대 세트업 규모가 짧은 시간에 전환 하기에는 어려웠고 리허설 중 급변경 된 세트업 내용들로 리스크를 안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납득이 되는 설명이라기 보다 사전 준비에 미흡했음을 미묘하게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는 변명으로 보여 관객들의 상한 마음을 씻어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둘째 날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했을 거라 보기도 어렵다. 오랜 기다림 끝 성사된 귀한 만남이 불만의 목소리로 얼룩져 안타까움이 남는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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