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인텔·퀄컴, 올해 반도체 칩 설계 AI에 3억 달러 투자

김현아 2023. 1.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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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딜로이트 그룹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 열어준다’ 리포트 발간
인공지능(AI) 기술로 ‘무어의 법칙’ 한계 극복
10명의 엔지니어 수개월 작업량, AI 툴로 6시간 만에 완료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 매출 성장률 5년간 일반 반도체 칩 매출 3배 상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반도체 설계에 도입된 인공지능(AI) 기술이 단기간 고집적 반도체 설계 실현으로 ‘무어의 법칙’ 한계를 극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족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총괄대표 홍종성)은 인공지능(AI) 기반 반도체 설계 시장을 조명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전망하는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 열어준다’ 리포트 국문본을 발간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2023년 자체 칩 설계 AI 개발 및 타사 툴 활용에 3억 달러(4,038억 원, 6개월 평균환율 1,346원 적용)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매년 20%씩 투자금을 증액해 2026년에는 5억 달러(6,730억 원, 6개월 평균환율 1,346원 적용)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인공지능(AI), 단기간 내 집적도 증가 및 칩 성능 향상

반도체 설계는 소비전력(Power), 성능(Performance), 면적(Area) 등 이른바 ‘PPA’에 최적화된 소자배치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칩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는 체스(10123)와 바둑(10360)보다 각각 731배, 250배 높은 1090,000에 달한다. 메모리 서브시스템, 컴퓨트 유닛, 로직제어시스템, 전력원 등을 포함하는 모듈 블록과 표준셀로 표현되는 수십억 개의 소자들로 구성된 칩 설계에 수주일 또는 수개월이 걸린다.

반면 반도체 설계에 AI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I가 엔지니어들의 설계 오류를 감지하고 개선사항을 자동으로 제시해 더 나은 설계안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고집적도 칩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숙련된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구식 취급을 받던 칩 설계(8인치 웨이퍼)조차 현재 상황에 맞게 수정이 가능해져 반도체 회사들은 반도체 부족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 설계의 대표적인 AI 기술은 그래프 분석에 특화된 ‘그래프 신경망 네트워크(Graph Neural Network, GNN)’와 물리적 반도체 설계를 ‘그래프 최적화 게임’으로 만드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이다.

부품크기 5% 감축, 에너지 효율 2.3배 및 생산성 약 10배 이상 증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AI 반도체 설계툴은 엔지니어가 설계한 회로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2.3배 높은 회로 설계를 완성했다. 대만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은 AI 툴을 활용해 핵심 프로세서 부품의 크기를 5% 줄이고 소비전력도 6% 감축한 바 있다.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케이던스(Cadence)는 한 명의 엔지니어가 AI 툴을 사용해 10일 만에 5나노미터 휴대폰 칩의 성능을 14%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3% 감축했다. 이는 10명의 엔지니어가 수개월의 작업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AI와의 협업이 10배 이상의 생산성을 낸 셈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의 AI 툴은 기본 방식으로 새로운 반도체 설계가 나오는 데 수주, 혹은 수개월에 달하는 소요 시간을 단 6시간 만에 마치기도 했다.

강화학습을 적용한 엔비디아 AI 툴은 EDA 툴을 활용한 엔지니어가 만든 설계보다 25% 작은 면적에서 동등한 성능을 갖춘 회로를 설계했다.

삼성전자,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AI 반도체 설계에 3억 달러 이상 투자 계획

지난 수년간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업체들이 반도체 칩 설계 소프트웨어 산업을 주도해 왔고, 현재 산업 규모는 100억 달러(‘22년 기준)를 상회하고 있으며 연간 8%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EDA 선도사들의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는 실험 단계를 벗어나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설계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중이다.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의 매출 성장률은 향후 5년간(‘23년~28년) 일반 EDA의 2배, 반도체 칩 매출의 3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올해 3억 달러(4,038억 원, 6개월 평균환율 1,346원 적용 ), 2026년 기준 5억 달러(6,730억 원, 6개월 평균환율 1,346원 적용)를 AI 반도체 설계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AI 기반 반도체 설계가 더 높은 집적도의 칩 생산 소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칩 크기를 줄이고 전력효율을 향상시킨다. 나아가, 구식 취급을 받던 8인치 웨이퍼도 현재 상황에 맞게 빠르고 저렴하게 설계할 수 있다. 그 결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에도 대비할 수 있다.

최호계 한국 딜로이트 그룹 첨단기술, 미디어 및 통신 부문 리더는 “반도체 산업이 갖고 있는 파운드리 미세공정 경쟁과 비용 문제, 공급 부족 리스크는 AI 기반 반도체 설계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AI는 직접 스스로를 작동시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인간과 함께 설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간한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 열어준다’ 리포트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Link)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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