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츤데레 최강' 정경호-'연기 달인' 전도연, '시너지' 심상치 않네! '일타 스캔들', 채널 고정 소리가 들리는 듯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재벌집 막내아들'도 가고 '환혼2'도 끝나고. 볼거 없나 고심하던 시청자들 이제 '일타 스캔들'에 채널 고정하면 되겠다.
전도연과 정경호가 매력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연출 유제원, 극본 양희승,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이 상쾌한 시작을 알렸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일타 스캔들' 1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4.3%, 최고 5.8%, 전국 기준 평균 4%, 최고 5.2%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는 수도권 기준 평균 2%, 최고 2.7%, 전국 기준 평균 2.1%, 최고 2.6%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유료플랫폼 기준)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그대로 따라 쉽고 편하다. 남자주인공은 화려하지만 상처있는 철벽남. 그에 비해 부족한 것 많아 보이는 여자주인공은 그러나 긍정 에너지만큼은 만랩. 까칠남 남자주인공이 서서히 여자주인공에 스며들게 된다는 '뻔한 스토리'를 따르되, 막강 조연 캐릭터 군단으로 이야기에 생기를 더했다.
여기에 '예민보스' '츤데레' 연기라면 일가를 이룬 정경호와 뻔한 역도 절대 안뻔하게 소화하는, 연기의 달인이자 러블리 전도연의 시너지가 초반부터 심상치 않다.
이날 매일 아침 아이들의 학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달리고 줄을 서는 다른 엄마들과는 달리 아침마다 장을 보고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반찬가게 사장님 남행선(전도연 분)의 모습으로 활기찬 포문을 열었다. 킹스맨 스타일로 입고 첫 등장한 최치열(정경호 분)은 자신의 강의 홍보 영상을 찍고 있었다. 감독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협조하던 치열이지지만 10분만 더 해보자는 감독의 말에 '1조 원의 남자'가 자신의 별명이라며 그 10분의 가치는 1700만 원이라고 그 자리에서 단숨에 계산, 일타 수학 강사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수많은 학생 앞에서 강의하는 치열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능수능란한 판서 실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신조어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또 그의 시그니처인 발차기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 등 일타 강사다운 포스를 여과 없이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 특히 강의를 끝내고 나서는 치열을 향해 선물 공세를 퍼붓는 학생들의 모습은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초절정 인기를 누리는 일타 강사 치열에게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섭식 장애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려는 찰나에 나타난 열렬한 팬인 학생이 마구잡이로 집에 쳐들어가는 사고까지 발생한 것.
밤늦은 시간이라 손수 택시까지 불러 학생을 집까지 안전하게 돌려보냈지만 결국 이 사건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치열에게 위기를 안겼다. 자신의 집을 무단 침입했던 학생과 절묘하게 찍힌 사진이 열공닷컴(수험생들이 입시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에 올라와 발칵 뒤집힌 것. 이 소식에 치열은 끝내 쓰러졌고 강의를 휴강하고 병원을 찾았다.
그 시각, 행선 역시 병원에 있었다. 전날 갑자기 고열이 난 동생 남재우(오의식 분)를 데리고 급히 병원을 오게 되었기 때문. 한창 맹수에 빠져 있었던 재우는 퇴원 중에 커다란 호랑이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치열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에 치열은 마침 비뇨의학과 앞에 있던 자신을 찍는 것이라 오해했고 재우의 핸드폰에서 사진을 지우려고 했다. 쉽게 핸드폰을 내주지 않는 재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순간 나타난 행선. 두 사람을 말리던 중 행선의 밀침에 치열은 한 방에 나가떨어졌고,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재우의 휴대전화를 들고 도망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에 행선은 도망가는 치열을 맹렬히 뒤쫓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추격전은 웃음을 유발했다. 한 건물의 남자 화장실에 몸을 숨겼던 치열은 그 앞에서 딱 기다리고 있던 행선을 피할 수 없었다. 자신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달려오는 행선을 향해 재우의 핸드폰을 던졌고, 그 덕에 처참히 깨진 핸드폰을 보고 행선은 좌절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악연 같은 인연이 시작, 이후 전개를 향한 흥미를 높였다.
한편, 행선과 해이(노윤서 분)에게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다. 모의고사를 망친 것도 서러운데 갑자기 쏟아진 비를 쫄딱 맞고 집으로 돌아온 해이. 걱정은커녕 핸드폰이 망가져 단단히 삐진 재우를 달래느라 호떡을 구우라는 엄마 행선의 말에 "계모라서 그래?"라고 모진 말을 던지고 집을 나온 것리가. 이후 놀이터에서 마주친 두 사람. 행선은 "내가 무슨 계모냐 이모지"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화해의 제스쳐를 보냈고, 잘못했다는 해이의 사과를 쿨하게 받아줬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랐던 해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채 무슨 일이 있는지 물었고, 결국 해이는 그동안 행선이 힘들까 봐 꾹꾹 참아왔던 한 마디,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의 강의를 듣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놨다.
그 어느 때보다 시끌벅적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치열은 지동희 실장(신재하 분)이 챙겨준 '국가대표 반찬가게' 도시락을 먹었다. 한 입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던 다른 음식과는 달리, 오랜만에 맛있게 도시락을 먹었다. 한 입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던 다른 음식과는 달리, 오랜만에 맛있게 도시락을 끝까지 다 먹은 치열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그리고 해이의 말에 '일타 강사 최치열'의 존재를 알게 된 행선. 그렇게 서로 다른 세계의 두 사람 사이에 생긴 교집합으로 엔딩을 완성, 이들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의 서막을 흥미진진하게 열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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