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냉 장관, '북한이 만든 동상 설치' 부인하다 인터뷰 거부

VOA "한글 도면 제시했더니 '좋지 않은 인터뷰'라며 중단"

베냉 정부가 지난해 7월30일 코토누에서 동상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베냉 대통령실 트위터)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아프리카 서부의 베냉 정부가 최근 자국에 설치된 대형 동상을 북한이 제작했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고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나 배냉 당국은 추가로 제기된 북한 관련 의혹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고 한다.

VOA에 따르면 바발롤라 장 미셸 에브레 아빔볼라 베냉 관광문화예술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동상에 대해 "잘 알려지고 신원 확인도 가능한 예술가 줄리앙 신조간이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아빔볼라 장관은 "베냉은 동상 주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찾았는데, 내가 알기론 중국 회사가 그 작업을 맡았다"며 "그들이 '코리언'(Korean) 기술자를 썼다고 해도 (남북한 가운데) 어떤 '코리아'(Korea)인지는 난 모른다. 외교장관만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빔볼라 장관은 VOA가 인터뷰 도중 한글이 표기된 해당 동상의 건축도면을 제시하며 '동상 건설 수주를 받은 청룡국제개발회사가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임을 알았느냐'고 묻자 갑자기 "이 인터뷰는 좋지 않다"며 인터뷰를 중단했다고 한다.

VOA가 입수한 해당 동상의 건축도면은 높이 30m에 한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왼쪽에 창을 든 여군의 모습으로서 실제 동상과 외형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

VOA는 지난 2020년 9월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청룡국제개발회사)가 베냉 정부로부터 다호메이 왕조(베냉의 전신)의 여군부대 군인 '다호메이 아마존'을 형상화한 동상 건설 수주를 받아 이를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건립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청룡국제개발회사는 베냉 생활환경·지속개발성으로부터 수주를 받았다고 한다.

베냉 정부는 작년 7월 제막식을 열고 이 동상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대북제재 결의 제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해외로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또 이듬해 결의한 2371호에선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MOP)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VOA는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각국에 파견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까지 돌려보내도록 했으나, 이후에도 북한 노동자들이 베냉에 남아 동상 건설을 관리·감독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