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술도녀2‘, 보다 솔직해지는 법을 배웠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2’가 지난 13일 11,12화를 공개하면서 막을 내렸다. “부으라” “채워라” “마셔라” “꺾지마” “(폭탄주) 말아” “적시자”. 시즌2도 시즌1처럼 우정을 쌓은 술꾼녀 삼인방의 ‘기승전술’과 같은 인생여정에 우정, 사랑, 가족의 관계 얘기가 자세히 담겼다. 위소영 작가는 “시즌1이 술의 양(量)이라면, 시즌2는 질(質)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자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3인방의 단골술집인 오복집 사장님 황동배(김정민)의 결혼식날 뒷풀이.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우리가 개이득이다. 지금 여기서는 안미친 사람이 제일 미친 것. 하고 싶은 건 그때 해야 한다. “역시 아껴서 놀다가 똥된다. 언제나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이 없을 것처럼 놀아야 한다. 아, 술마시고 자빠지기 좋은 날이다”는 안소희 작가(이선빈)의 멘트로 끝난다.
술꾼녀 3인방과 강북구PD(최시원)도 고민이 많다. 엄마와 화해하지 못한 강지구(정은지), 가족을 위해 트럭을 타고 물건을 팔아온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의 흔적을 3년도 되기 전에 지워버린 엄마가 미운 안소희(이선빈), 생명과학 분야 교수인 아버지와 남처럼 지내는 한지연(한선화)은 우리네 인생과 유사하다.
자신이 뭘해야 좋을지를 잘 모르는 것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현실적 소재다. 강지구는 종이 접기 유튜버, 배달, 심부름 알바 등을 하면서 앞날을 고민하는 것도 청춘들의 성장통이다.
강철보다 단단하던 술꾼 3인방들이 우정에 균열이 생겨 한지연이 집을 나가게 되지만, 들어올 때는 너무 쉽게 들어온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며 능청스럽게 들어온다. 평소 관계의 끈이 워낙 튼튼했음을 보여준다.
로맨스도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렸다. 안소희와 강북구의 관계는 소위 ‘FWB’(Friends with benefits). ‘온리 섹파’와는 또다른 디테일의 뉘앙스다. 마음이냐, 몸이냐. 이 우선순위는 청춘들의 중요한 문제다. ‘나는 솔로’에서 ‘그대좌’로 불린 10기 영식은 스킨십부터 먼저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결국 옥순에게 거절당했다. ‘에덴2’에서 도현은 차안에서 졸고있는 서아에게 볼에 뽀뽀하다 결국 선택받지 못하지 않았는가. “마음이냐, 몸이냐”의 문제는 서로 마음을 공유했느냐에 달려있다.
안소희와 강북구는 평소 섹스하는 사이지만, 강북구는 누구보다 안소희를 위한다. 남편 없이 홀로된 안소희의 모친을 강북구가 챙겨왔다는 것은 얼마나 소희를 좋아했으면,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안소희도 강북구의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알콜중독 치매 아버지에게 헤딩으로 막잔을 말아 같이 마시며 치료를 권하는 장면, 그래서 강북구의 재발된 폭식을 막는 이야기는 웃으며 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가 ‘FWB’를 너머 좋은 연인이 되고, 진정한 사랑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사연을 잘 헤쳐온 덕분이다.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고 로맨틱한 결말을 맞을 수 있었다.
강지구와 우주(윤시윤, 친절한 종이씨)의 느리지만 천천히 가까워지는 로맨스도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마무리였다.
한지연은 아무 생각 없는 오지라퍼가 아니다. 대학시절부터 지구의 썸남을 채가버리는 이유가 있었다. 지연은 병적으로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요가원 원장 김선정(유인영)의 남동생인 김선국(주어진)의 병을 고쳐줌과 동시에 김선정과 김선국간의 갈등도 해결해주었다.
유방암에 걸렸던 한지연은 요가 발상지 인도로 가 만난 두 남자와 김선국, 이렇게 세 남자를 오복집 사장 결혼식에 초청했다.(지연은 소개팅을 한 남자 손호준의 닭발 애프터도 받은 상태) 한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것일까.
유방암 환자가 술을 많이 먹고, 현대의학 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속에서 치유하는 모습들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고 서사구조와 전개방식도 좀 더 정리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봤지만, 드라마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명쾌했다. 지금 감정에 솔직해지자. 그리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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