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G전자 테네시공장…美 가전 최초 '등대공장' 꼽힌 이유는?
기사내용 요약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한 라인 제조 '완결형 통합생산체제'
건조기 라인 신설…물류 비용·배송 시간 등 줄여
로봇, 디지털 전환, AI 기반 첨단 제조기술·노하우 집약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로봇과 충돌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대부분의 물건 운반은 사람이 아닌 166대의 AGV가 합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인 미국 테네시 공장을 지난 9일(현지 시간) 찾았다. 공장에 들어서자 현지 직원이 기자들에게 운반 로봇을 조심하라고 알렸다.
미국 동남부 테네시주 주도인 내슈빌에서 다시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야 나오는 소도시 클락스빌. 이 소도시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60% 이상 자동화율을 뽐내는 최첨단 LG전자 세탁기 공장이 있다.
LG 이름을 딴 'LG 하이웨이'가 인근 도로명일 정도로 지역 산업 거점으로 인정받는 이 공장은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에 이어 최근 건조기 생산라인까지 가동에 들어갔다.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한 라인에서 제조하는 '완결형 통합생산체제'다.
'규모의 경제'…세탁기 120만대·건조기 60만대 생산
테네시 공장의 연면적은 9만4000㎡, 대지면적은 125만㎡ 규모다. 건조기 라인이 신설되면서 3000만 달러가 추가 투자돼 누적 투자금액은 3억9000만 달러에 이른다.
LG전자는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을 줄여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비 증가는 원가 인상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또 각종 비용이 줄면 원가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테네시 공장의 자동화율은 현재 63%다. 올 연말까지 70% 가까이 높이는 것이 목표다. 생활가전 제조공장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류 사장은 "건조기 라인을 추가한 것에 이어 올 상반기에 워시타워 라인까지 신설하며 세탁가전 생산 전초기지이자 북미 생활가전 사업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첨단 기술·제조 노하우 집약으로 등대공장 꼽혀
테네시 공장은 지난 13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등대공장에 선정됐다. 미국 현지에 있는 생활가전 공장 중 처음이자 한국 기업이 해외에 세운 공장 중 최초의 등대공장이다.
이 선정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선정된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두 번째 등대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국내와 해외에 모두 등대공장을 갖춘 기업은 LG전자가 유일하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이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심사해 매년 두 차례씩 선발한다.
완결형 통합생산체계 구축, '글로벌 부품난' 무풍지대
금속 프레스 가공, 플라스틱 사출 성형, 도색 등 부품 제조를 내재화한 것도 특징이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해 사출공정에 적용한 '지능형사출시스템'은 금형에 온도·압력센서를 달아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최적의 사출 조건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테네시 공장의 부품 생산성은 기존 대비 약 20% 향상됐고 불량률은 60% 정도 개선됐다.
통합생산라인에서 세탁·건조통과 인버터 DD모터 등 무거운 부품 조립,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 등 위험하고 까다로운 작업은 로봇이 수행한다.
각 생산 단계별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했다. 설비 감지 시스템을 구축해 설비 이상으로 발생하는 생산성 저하 요인을 사전에 인지해 대응할 수 있다.
LG전자는 생산기술원에서 제작한 무인운반차(AGV·Automated Guided Vehicles)를 테네시 공장에 166대 도입했다. AGV는 최대 600㎏의 적재함을 최적의 경로로 자동 운반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하루에 6000번 이상 수행했던 부품 나르는 작업을 이제는 AGV가 알아서 처리한다. AGV의 운반 경로는 3만개 이상의 공장 내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단 이동거리를 찾는 물류 동선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정된다.
100% 재생 에너지 사용…ESG 실천 앞장
테네시 공장은 2021년부터 사용 에너지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21년 실질적인 탄소배출량은 2020년 대비 63% 줄었다.
테네시 공장을 포함한 LG전자 북미법인은 전사 차원의 '탄소중립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1년 생산, 물류, 오피스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바 있다.
또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비컨(BECON·Building Energy Control)을 적용했다.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맞춰 원격 제어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스팀·열 등을 공급하는 고효율 유틸리티 설비를 사용하는 동시에 비컨 솔루션을 통해 설비 가동을 최적화해 에너지를 절약한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의 라인을 추가 구축함으로써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공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테네시 공장에는 900여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류 사장은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올리고 판을 키워서 라인을 늘리면 고용은 또 늘어난다"며 "앞으로 생산량을 늘리며 고용 창출을 더 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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