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살아있다②] 백두산 폭발하면 직접적인 경제 피해만 11조원?

윤정민 기자 2023. 1.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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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윤성효 부산대 교수 연구팀, 2015년 분석…농작물 피해만 최대 4조5189억원
946년 백두산 대분화 당시 화산폭발지수, 북동풍 날씨 등 최악 가정해 적용
백두산 분화 1차 영향권은 북·중·일·러 등…韓 1차 피해 입을 가능성 적어
"태평양 하늘길 막히는 등 무역로 마비로 인한 경제적 피해 더 클 수 있어"

[누쿠알로파=AP/뉴시스] 맥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통가 해저화산 폭발 전과 후인 2021년 12월 29일(위)과 2022년 1월 18일(현지시간)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의 주요 항만 시설이 보인다. 2022.01.18.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지난해 1월15일(현지시간)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해저 화산이 화산폭발지수(VEI) 5 규모로 폭발했다. 당시 화산 폭발에 따른 쓰나미로 통가 인터넷을 연결하는 유일한 해저 케이블이 끊어졌다. 통신망이 끊기면서 통가 정부는 피해 수습에 고초를 겪었다.

#2010년 4월14일(현지시간)에는 아이슬란드의 한 화산이 터졌다. 당시 VEI가 4였던 이 화산 활동으로 유럽 하늘길이 끊겼다. 화산재가 유럽 하늘을 뒤덮어 비행기 대부분이 활주로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편 중 29%가 결항돼 최소 17억 달러(약 2조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화산이 폭발하면 화산성 지진, 화산 가스로 인한 질식, 화산탄, 화산재에 따른 농작물·항공편 결항 등 다양한 재해·피해가 나타난다. 기후변화도 화산 분화에 따른 불안 요소 중 하나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로 인해 당시 세계 연평균 기온이 5도 가까이 떨어진 바 있다. 당시 VEI는 7로, 946년 백두산 대분화와 같은 지수다.

946년 백두산 '세기의 분화' 당시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는 그린란드 빙하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적을 남겼다. 이에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우리나라가 어떤 피해를 입을 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

韓 경제 피해 최소 11조원…946년 백두산 대폭발 기준으로 추산

"韓, 화산 피해 직접 영향권 아니지만 2차 피해 더 클 것"

[서울=뉴시스] 영화 '백두산' 포스터. 2019.11.06. (사진=CJ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제공)

만약 백두산이 폭발하면 우리나라가 입을 구체적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될까.

2019년에 개봉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백두산'. 이 영화가 그린 '백두산 분화' 시나리오는 끔찍하다. 규모 7의 강진이 평양에 이어 서울을 뒤덮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강남대로 건물들을 줄줄이 부서지고 한강 물이 흘러넘쳐 시민들을 덮친다. 백두산 지하에 4개의 마그마방이 있는데, 최종 슈퍼헤비급 마지막 마그마방의 폭발을 막기 위한 남북 요원의 분투를 그렸다.

단지 영화 시나리오에 불과한 것일까. 백두산 화산 폭발 시 우리나라의 직간접적인 재산 피해액이 최대 11조19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 2015년 정부 주관으로 진행한 '화산재해 피해예측 기술개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동풍 날씨에 VEI 7 규모로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남한 전역에 화산재가 쌓여 농작물 피해만 4조51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 폭발 후 8시간이 지나면 강원도부터 화산재가 유입돼 48시간 후에는 전남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화산재 영향권에 들어간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국내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폐쇄돼 최대 611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화산 폭발로 지진이 일어난다면 한반도 남단의 부산지역 10층 이상의 건물까지 파손될 수 있으며, 서울에만 13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시칠리아=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 남동쪽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분출되고 있다. 에트나 화산이 올해 들어 2번째로 강력한 화산 활동을 보이며 화산재와 자갈 등을 최대 12㎞까지 내뿜어 인근 카타니아의 빈첸초 벨리니 국제공항이 임시 폐쇄됐다. 2022.02.22.

하지만 이는 946년 백두산 대분화 기준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결과치로, 실제 피해는 이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기상 여건상 화산재, 화산 가스 등이 남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우리나라가 편서풍대에 있어 백두산 폭발 시 화산재가 멀리 확산된다면 남쪽보단 일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우리와 심리적으로 가까운 산이라 이슈가 되는 것 같다"며 백두산 화산 분화 시 남한에 끼칠 직접적인 피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두산 분화 시 화산재는 바람을 타고 북한 양강도와 함경도를 지나 일본 훗카이도 방향인 북동쪽으로 이동한다. VEI 3~4 규모면 화산재가 상공 30~40㎞까지 상승하는데, 이 경우 백두산 화산재가 일본을 넘어 알래스카 북반구까지 순환한다.

결국 화산재가 멀리 퍼지면 우리나라와 미국을 연결하는 항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무역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는 "화산재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보다 통신망, 하늘길 마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도 "통상적으로 우리나라는 중위도에 속하는 편서풍 지역이라 백두산 폭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는 적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바람이 항상 그렇게만 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백두산 폭발에 따른 피해가 우리한테도 올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연구를 진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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