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힘 쥐락펴락 제2의 ‘진박’ 감별사”…장제원과 충돌
“지난해 가을 대통령실서 집 앞 찾아와” 반박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며 당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서 친박계(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비박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한 ‘진박(진짜 친박) 공천’ 논란으로 선거에서 참패했던 일을 언급한 것이다. 전날 자신을 향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고 주장한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던 배경에 대해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왔다.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당초 그 자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모 국회의원의 겸직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대신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대 어느 부위원장보다도 열심히, 실질적으로 일했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그게 잘못이었다면 잘못이었겠다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지난 13일 장제원 의원이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불과 3개월 전에 본인이 그토록 원해서 간 자리가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부위원장이고, 기후환경 대사직은 본인이 원하는 명칭으로 바꿔주면서까지 배려한 자리”,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가 그 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공격한 데 대한 반박이다.
나 전 의원은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은 정식적인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라며 “누구든 사회에서의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다. 그래서 저의 당협위원장직,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저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앞으로도 저는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제 진정성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또 자신이 저출산 해소 대책으로 언급한 ‘출산 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정책이 여권 인사들의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나 전 의원은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 급기야 제가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 전 의원은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라며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며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장 의원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나 전 의원을 겨냥해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을 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그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나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을 동시에 ‘해임’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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