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호텔 예정에 없던 아침…그래서 더 반가운 스톡홀름 [박윤정의 HEJ! 코펜하겐]
2023. 1. 15. 09:01
기술적 착오로 취소된 비행기 티켓
코펜하겐서 하루 더 묵고 새벽 탑승
안내 못받은 승객들 공항서 밤샘도
코로나 이후 빈번한 사고 걱정들 커
많은 섬끼고 있는 스톡홀름 시내 입성
차가운 공기·빗방울 반갑게 인사 건네
코펜하겐서 하루 더 묵고 새벽 탑승
안내 못받은 승객들 공항서 밤샘도
코로나 이후 빈번한 사고 걱정들 커
많은 섬끼고 있는 스톡홀름 시내 입성
차가운 공기·빗방울 반갑게 인사 건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공항으로 이동한다. 공항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알아차린다. 아!, 연료를 가득 채웠어야 했는데, 깜박 잊었네!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니 모두 전기차를 위한 충전소뿐이다. 가장 가까운 주유소는 다시 공항 밖으로 나가야 한다. 설마!, 렌터카 반납장소 근처에 한 군데는 있겠지. 어차피 되돌아 나가려면 유턴을 해야 하니 렌터카 반납장소로 향한다. 다행히도 세차장과 함께 있는 주유소를 발견하고 가득 채워 넣는다. 이제야 코펜하겐과 이별할 준비가 끝난 듯하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셔틀버스에 오른다. 터미널에는 수속을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빈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공항 풍경, 수속 절차를 스스로 해야 하는 낯선 시스템에 우왕좌왕이다. 기계에서 티켓을 뽑아 들고 짐 개수를 체크하여 프린팅된 태그를 짐에 붙여 컨베이어벨트에 싣는다. 짐에 붙여놓은 코드를 기계로 인식하니 입력된 정보를 확인하고 짐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사라진다. 목적지에 잘 도착할까. 내심 불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터미널 수속을 마치고 휴대용 짐과 함께 검색대를 거친다. 공항 이용하기 전, 그나마 예전처럼 입출국 수속을 하는 듯한 과정은 검색대뿐이다. 까다롭게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게이트로 향한다. 몇 분 후면 탑승하고 코펜하겐에 안녕을 고하겠지.
예정된 A22 게이트 앞에는 12시45분 코펜하겐을 출발하여 스톡홀름을 가려는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탑승 시간이 되었나 싶어 일어선다. 갑작스레 웅성거리는 소리에 화면을 보니 안내방송 없이 14시45분 뮌헨행으로 목적지가 바뀌고 있다. 놀란 마음에 혹, 안내방송을 놓친 게 아닌가 싶어 직원에게 물으려 하니 화면이 또다시 14시45분 베를린행으로 바뀐다. 멀리서 뛰어오는 승객들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에게 상황을 물어보는 승객들로 아수라장이다. 직원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하고 정보를 기다리는 중이니 대기하란다. 스톡홀름, 뮌헨, 베를린 세 목적지 승객들이 팬데믹 이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런 경우를 불평하며 예전 일상이 언제 되돌아올지 모르겠다며 걱정과 불안함을 토로한다.
정보를 제대로 안내하는 사람조차 없다. 짐을 공항에서 다시 찾아 터미널, 서비스센터에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호텔을 제공받는다. 공항 내 호텔로 부탁했다. 이렇게 계획에도 없는 코펜하겐에서 하루를 더 묵게 되었다.
기술적 문제로 취소된 비행편 티켓은 다음날, 이른 새벽으로 변경되어 메일로 도착했다. 공항 내 호텔이라 그런지 이른 새벽이지만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안내받은 게이트 앞으로 향한다. 어제 함께 했던 낯익은 승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새웠는지 부스스한 차림새이다. 세상에나, 안내받지 못했더라도 물어나 보지! 내심 편안하게 호텔에서 쉬고 온 것이 미안스럽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기내 승객들은 왁자지껄하다. 중년 남성 여럿이 여행을 떠나는지 수다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여성들과 같이 유모차를 끌고 아이를 키우고 다양한 주제로 일상생활을 함께해서인지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 수다를 음악처럼 들으며 어렵사리 코펜하겐을 뒤로하고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큰 도시, 노벨상의 나라이다. 스웨덴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 유언에 따라 매년 인류를 위해 헌신한 사람에게 시상되는 권위 있는 상은 1901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상 5개 부문에 1968년 경제학 부문이 더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상자는 2000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유일하다. 노벨상의 나라는 여행객에게 어떤 매력으로 비칠까?
많은 섬을 끼고 있는 스톡홀름 시내를 들어선다. 비 내리는 하늘 아래, 차가운 공기가 인사를 건넨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