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풍운아'가 '맨유의 풍운아'에게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풍운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바로 에릭 칸토나다.
그는 온갖 논란을 품고 다니는 풍운아였다. 1992년 맨유로 이적했는데,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관중 폭행사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급 사건이었다. 칸토나는 무려 9개월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많은 사고를 쳤어도 칸토나는 맨유의 영웅이었다. 1997년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맨유에서 5시즌을 뛰었는데 무려 4시즌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중 FA컵 우승과 함께 2번이 더블 우승이었다.
이런 그를 맨유 팬들은 미워할 수 없었다. 그는 '맨체스터의 왕'으로 불렸고, 맨유 역사상 가장 위대한 7번이라는 평가도 따랐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프랑스인'으로 대우를 받기도 했다.
많은 논란에도 칸토나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축구를 대하는 진심이었다. 이 진심 속에는 아름답게 내려오는 방법이 담겼고, 후배들을 위한 희생도 담겼다. 그는 지금까지도 맨유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과거에 풍운아가 칸토나였다면 현재의 풍운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그 역시 맨유의 전설 중 하나다.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맨유 7번의 위상을 이어갔고, 맨유의 영향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낸, 전설적인 선수다.
그럼에도 그는 맨유 팬들의 거센 비난 속에서 팀을 떠났다. 마지막에 큰 사고를 쳤다. 구단을 무시했고, 에릭 텐 하흐 감독을 비하했다. 호날두는 맨유를 떠나면서 맨유 팬들에 큰 상처를 남겼다. 칸토나와 다른 이별 방법이다.
이런 호날두에게 칸토나가 진심을 담은 조언을 던졌다. 사고를 쳐본 이가 하는 말이기에 더욱 깊은 진심이 느껴진다. 칸토나는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를 통해 이 말을 호날두에게 전했다.
"호날두는 자신이 더 이상 25세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선수로서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맨유의 후배들을 돕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쓰라린 퇴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선수가 나이가 들면 팀 내 역할이 바뀐다. 호날두는 이를 거부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선수가 있다. 언제나 25세라고 생각하는 선수. 이 선수는 항상 모든 경기에 뛰고 싶어 한다. 다른 종류의 선수는 25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 어린 선수들을 돕기 위해 팀에서 희생을 한다. 모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다. 라이언 긱스가 그랬고, 파울로 말디니가 그랬다. 하지만 호날두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호날두는 25세가 아니다. 모든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린 선수들을 도왔어야 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게 선수로서 얼마나 어려운 지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했어야 했다. 80세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연기를 할 수 있지만 축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은퇴 말고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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