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의 건강한 피부] 탈모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는?

이순용 2023. 1. 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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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대한민국 탈모 인구가 약 1천만 명이라고 한다. 최근에 탈모는 더 이상 50대 이상 중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20 ~30대에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0년 탈모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3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2030의 비율이 43% 였다.

진료실에는 ‘갑자기 샤워할 때 머리가 한 움큼씩 빠져요.’, ‘머리가 갑자기 횡해졌어요.’ 라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작년에는 코로나 감염 후 또는 코로나 백신 접
김수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종 후 탈모로 내원한 환자들도 있었다. 하루에 약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로 볼 수 있다.

탈모에 좋다는 다양한 영양제, 비타민, 기능식품, 식물추출물 등의 보조제가 시중에 나와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탈모 클리닉에서 탈모 치료 중인 환자 중 81% 에서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제는 약이 아닌 만큼 효과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탈모가 고민인 많은 사람들이 모발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를 찾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비급여로 가격이 비싼 편이고, 고용량에서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의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지만,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영양제들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탈모 환자들의 고민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케라틴은 모발을 구성하는 뼈대가 되는 섬유성 단백질이다. 케라틴에는 황이 포함된 시스테인이라는 아미노산이 다량 존재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황을 포함한 아미노산 보조제는 처음에 양털(양모)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양에서 연구되었다는 것이다. L-시스테인이 부족하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쉽게 부서지며, 건조해지며 결국 탈모를 유발한다.

병원 및 약국에서 흔히 탈모 보조제로 사용하는 판토가, 판시딜, 케라민 캡슐 등에는 이러한 L-시스테인과 케라틴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30명의 휴지기 탈모 여성을 대상으로 판토가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 판토가를 6개월 복용한 그룹에서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생장기 모발 비율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부작용으로는 소화기계 증상, 몸무게 증가, 췌장 효소의 일시적 증가 등이 있다.

비타민 B 도 있다. 특히 탈모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것은 비오틴(비타민 B7)과 비타민 B12다. 비오틴은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널리 홍보되고 있다. 현재까지 비오틴 단독으로의 사용효과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른 여러 영양제에 포함되어 탈모 치료에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청인 FDA 에서 비오틴 복용 시 체네 트로포닌이나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비타민 B12 는 DNA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모발세포의 증식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있다. 비타민 B12 의 효과를 두피 소양감, 작열감 등이 있는 휴지기 탈모 환자 10명에서 연구한 결과, 사용 4개월 후 빠지는 모발 수가 감소하였고, 90%에서 두피 소양감 및 작열감 등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아연 (zinc) 결핍은 휴지기 탈모, 모발 부서짐, 모발 가늘어짐을 유발할 수 있다. 원형탈모 환자에서 아연결핍이 일부 보고된 바 있다. 아연이 부족할 경우 피부조직에서 항산화 작용이 저해되어 산화적 손상을 유발하므로 원형탈모가 발병한다는 가설이 제시되었다. 원형탈모에서 아연 보충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보고가 있다. 한 연구에서는 혈중 아연 수치가 정상인38명의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 간 아연을 복용한 결과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유의한 호전을 관찰하지 못한 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아연 수치가67명의 정상인 원형탈모 환자에서 아연 캡슐을 3개월 간 복용한 결과 유의한 호전을 나타냈다. 원형탈모에서 아연 보조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더 큰 규모의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탈모는 원인과 유형이 다양하다.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원형탈모, 남성호르몬이 주원인인 남성형 탈모, 급성 스트레스, 출산, 수술 등에 의해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 여성형 탈모 등이 있고, 증상 및 진단에 따라 치료도 다르다. 심하지 않은 원형탈모나 급성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한 휴지기 탈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호르몬이 원인인 남성형 탈모의 경우 이러한 보조제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아 바르는 미녹시딜이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프로페시아, 아보다트와 같은 탈모약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탈모가 많이 진행되고 적극적인 치료를 원한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추천된다. 하지만 모발 영양제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존재하는 만큼, 일부 탈모 환자에서 보조적인 요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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