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장제원에 맞불···“제2의 진박감별사 당 쥐락펴락하는데 총선 이기겠나”

문광호 기자 2023. 1. 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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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전날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며 이 같이 전했다. 나 전 의원이 언급한 진박감별사는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을 순회하며 특정 후보를 밀었던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최경환 전 의원 등 일부 친박 의원들을 말한다.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이한구 전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지시에 따라 비박 의원들을 솎아냈다.

나 전 의원은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라며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며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왔다.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했다”며 “당초 그 자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모 국회의원의 겸직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대신 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또 “깊은 고민 끝에 선의로 수용했고, 자부심과 의욕을 갖고 역할에 임했다”며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은 정식적인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 그래서 저의 당협위원장직,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습니다.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저는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이 해임되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통령실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며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저는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다.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공격에 대해서는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SNS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을 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또 “나경원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3일 오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같은 날 오후 나 전 의원을 저출산위 부위원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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