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기에 주식할 맛 난다는 월마트 주주…지금 사야할까?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15. 08: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섹터별 대장주 탐구⑥ - 필수소비재 ‘월마트’
재고 쇼크 딛고 작년 5월 주가 회복
지난 3분기 실적도 시장예상 뛰어넘어
PER 44배…역사적PER 19배 비해 고평가
월마트 로고 <자료=월마트>
이번주 <강인선의 자본추> 코너에서 살펴볼 미국 증시 섹터는 시가총액 6위 ‘필수소비재’ 입니다. 각 섹터별 특징과, 시가총액 최상위주를 살펴보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증시를 보는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섹터는 경기 흐름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주가가 흐르는 경향이 있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꼭 알아야 합니다.

섹터는 글로벌 지수산출기관인 MSCI와 S&P가 개발한 글로벌 산업분류기준 방식에 따라 11개로 구분합니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임의소비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융,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유틸리티, 리츠 등이 11개 섹터입니다.

비싸도 사는 필수소비재... 지난해 수익률 4위
필수소비재는 말그대로 소득이 줄어도 어느 정도 쓸 수밖에 없는 소비재를 뜻합니다. 생필품,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 중에서도 크게 비싸지 않은 식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월마트·코스트코·타겟처럼 생필품을 판매하는 ‘할인점’들이 필수소비재 섹터에 포함되며 코카콜라·펩시 같은 ‘음료 회사’들도 있습니다. P&G와 같은 다양한 생필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필립모리스 등 담배 회사들도 들어가 있습니다.

필수소비재 섹터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4조3600억달러입니다. 최근 1년간 이 섹터의 시가총액은 2.87%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15.49% 하락했음을 고려하면 좋은 방어력을 보여줬습니다. 11개 섹터 중 4번째로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수소비재는 지금처럼 경기침체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좋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서면 주가의 상대적인 퍼포먼스가 더 좋아졌습니다.

경기침체기 필수소비재 섹터의 수익률은 좋은 편이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
월마트 ‘똑똑한’ 온라인 전략 시너지
필수소비재 섹터 대장주는 월마트입니다. 오프라인 대형 할인마트의 시초격인 기업이지만 성공적으로 이커머스 경쟁력을 키워가는 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기준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3905억달러입니다. 1년전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인데요. 지난해 5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 가까이 주가가 급락한 뒤 최근까지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등락을 반복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월마트는 매출 구조를 오프라인 점포에 따라 나누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분기(2022년8월~2022년10월) 기준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주요 사업부는 ‘월마트 미국’ 사업부입니다. 전체 매출액(1528억달러)의 3분의2에 달하는 1048억달러가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큰 매출액은 창고형 할인마트 ‘샘스클럽(253억달러)’ 사업부에서 발생했고 글로벌 사업부 ‘월마트 인터내셔널’에서도 214억달러의 매출액이 나오고 있습니다.

월마트 2023년3분기 (2022.8.~2022.10) 실적보고서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유통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온라인’입니다. 월마트가 이커머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따로 실적으로 집계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실 수도 있는데요. 이는 월마트가 펼치고 있는 온라인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월마트는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인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온라인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채널은 소비자들의 주문이 시작되는 창구가 될 뿐이지, 판매가 이뤄지는 장소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게 사업모델을 설계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월마트가 보유한 샘스클럽에서 제공되는 ‘커브사이드 픽업’이라는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고 월마트에서 받아가는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할인을 해줍니다. 무거운 물건을 사가는 고객에게는 할인율을 더 높여줍니다.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사갈 수 있고 월마트 입장에서는 매장에서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야 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온라인’이라는 채널에 집착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정말 원하는 가치가 무엇일지(저렴한 가격)를 고민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역시 매장 이용을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살 수 있을지에 고민한 기능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최근에 새로 탑재된 기능은 ‘매장 내 위치 탐색’, ‘예산 내에서 쇼핑하기’ 등이 있습니다.(최근에 월마트 앱에 도입된 매장 서비스 앱 영상)

이러한 월마트의 전략은 꽤 성공적이라고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통계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회계연도) 251억 달러였던 월마트 온라인 매출액은 2020년 397억달러로 58% 늘었고 2021년에는 649억달러로 63% 늘었습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완화로 13% 증가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세입니다. 월마트 전체 매출액에서 온라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5%에서 2020년 10% 수준으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밸류에이션은 다소 비싼 상태입니다. 지난 12일 기준 월마트의 PER는 44.69로 비싼 편입니다. 2010년 이후 월마트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19.42입니다. 5년 평균이 30.74, 3년 평균은 32.30, 최근 1년 평균은 36.78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월마트 주가는 현재 비싼 구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월마트 PER 추이 <매크로트렌드 데이터 기자 가공>
작년 5월 ‘재고 쇼크’에서 회복하는 중
지난 5월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귀를 기울이셨던 독자분들이라면 월마트에 난색을 짓는 분도 계실겁니다. 지난해 5월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022년2월~2022년4월)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1주일새 19%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 자체도 감소했고 높아진 재고 수준때문에 앞으로의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고 회사측은 우려했습니다. 당시에는 8%가 넘는 인플레이션에 미국 증시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라 낙폭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월마트 1년간 주가 흐름 <구글 검색>
그러나 월마트가 가장 최근에 실적을 발표한 지난해 11월에는 시장 예상을 상회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월마트가 주당순이익 1.32달러, 매출액은 1473억달러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각각 1.5달러, 1528억 달러의 실적을 낸 겁니다.

월마트는 연말 쇼핑시즌 직전 과감한 할인 전략을 통해 재고 수준을 낮췄고 신선식품 판매가 늘며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실적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이익이 11%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7% 이상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또 2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습니다. 덕분에 주가는 지난해 초 수준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실적 회복세와 뛰어난 이커머스 전략, 경기 침체기에 방어적인 성격을 지니는 월마트의 특성은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점치게 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비싸진 밸류에이션은 단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강인선의 자본추>는 한국과 미국 주식에 대한 재밌는 소식들을 전하는 코너입니다. MZ세대가 연인관계에서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것처럼, 자본과도 편하게 친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씁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 하시면 더 빠르게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