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는 김성태···쌍방울發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안현덕 기자의 LawStory]

안현덕 기자 2023. 1. 15. 0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외 도피 중이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돌연 귀국하면서 향후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실사주로 주요 결정권을 가진 만큼 지금껏 제기된 의혹을 풀기 위해 그의 신병 확보에 우선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수사에서 확보된 진술·증거 등을 바탕으로 김 전 회장을 구속한 뒤 각종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일 귀국···檢 곧바로 체포영장 집행
48시간 조사 거쳐 구속영장 청구할 듯
CB 등 수상한 자금 흐름에서 수사 시작
변호사비대납 등 의혹 꼬리에 꼬리 물어
先 신병확보··· 後 주요 의혹 수사에 가속
태국 경찰 이민국이 13일 공개한 지난 10일(현지시간)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검거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 검거 당시 모습. 태국 경찰은 김 전 회장의 모습을 모자이크해 언론에 공개했다. 태국=연합뉴스
[서울경제]

해외 도피 중이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돌연 귀국하면서 향후 그의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변호사비 대납·대북 송금 등 각종 의혹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다. 특히 이들 의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가 거론되고 있어 그가 어떤 진술을 내놓을 지에 따라 쓰나미급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7일 아침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쌍방울그룹을 압수 수색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해외 도피 생활한지 8개월 만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 한 골프장에서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과 함께 골프를 치다 현지 이민국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김 전 회장이 불법 체류 사실을 부인하면서 송환거부 소송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예상과 달리 이틀 만인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태국에 파견한 수사관들을 통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귀국행 비행편에서부터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체포 시한인 48시간 동안 김 전 회장을 조사해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하기에 앞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돕거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계열사 등 임직원 4명이 구속된 13일 서울 용산구 쌍방울그룹 본사 모습.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각각 증거인멸교사와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 A씨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

검찰이 김 전 회장을 수사하면서 예의주시할 부분 가운데 하나는 전환사채(CB) 등 자금 흐름이다. 쌍방울그룹을 겨냥한 수사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CB 발행과 관련한 ‘수상한 자금 거래’ 내역을 분석해 검찰에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는 횡령·배임은 물론 정·관계 비리, 이 대표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불법 대북송금 등 의혹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쌍방울그룹이 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거을 수임한 변호사들에게 CB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신 줬다는 것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는 해당 의혹을 겨냥, 수사해 왔으나 김 전 회장이 해외로 도피하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아울러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두 부장검사)는 이른바 대북 송금 의혹을 포착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이는 쌍방울그룹이 2019년을 전후해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여명을 동원해 640만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건넸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안 전 회장의 공소장에 김 전 회장을 대북 송금 의혹의 공범으로 기재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실사주로 주요 결정권을 가진 만큼 지금껏 제기된 의혹을 풀기 위해 그의 신병 확보에 우선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수사에서 확보된 진술·증거 등을 바탕으로 김 전 회장을 구속한 뒤 각종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등 혐의를 기반으로 법원에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해 그의 신병 확보부터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김모씨를 귀국하도록 하는 데도 집중할 수 있다”며 “그가 김 전 회장과 관련한 자금 관계 등 주요 자료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인 김씨는 현재 태국 파타야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13일 갑자기 귀국 의사를 철회하고, 송환 거부 재판을 재개한다고 나섰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 길게는 1년 이상 김씨에 대한 국내 송환이 미뤄질 수 있다.

사진 설명
안현덕 기자 alway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