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동해 누빌 '로켓형 수중드론' 필요하다
현대는 드론(무인기)의 시대다. 요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드론을 이용해 촬영하는 기법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시청자에게 넓은 자연 경관을 보여주는 것처럼 지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시선을 넘어서는 시각적인 풍부함을 제공한다.
또 다른 현장에선 산림과 갯벌을 관리하며, 화재나 재난 발생 때 드론을 이용한다. 농약의 공중 살포와 택배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전쟁 지역에서는 공격형 드론의 능력도 검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드론 대부분은 날개가 움직이지 않는 고정익형과 프로펠러를 탑재한 회전익형이다. 수직 이동보다는 수평 이동을 하는 데 기능이 주로 한정돼 있다. 즉, 드론은 지상에서 수백m 이내로 운용 고도가 제한돼 있다. 더 높은 고도로 수직이동 하는 것은 현재 드론의 기능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기상관측용 드론도 국내에서는 약 1㎞ 고도까지만 운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 해외에서는 수직으로 이동하는 ‘로켓형 드론’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드론은 프로펠러를 쓰긴 하지만, 말 그대로 로켓처럼 솟구치는 구조를 갖췄다. 상승 과정에서 기온, 습도, 안개, 먼지 같은 기상 정보를 얻고, 수직으로 자유낙하를 한다.
드론은 바닷속에서도 운용된다. 수중에서는 공기 중보다 저항이 크므로 고회전 프로펠러보다는 저회전 프로펠러가 이용된다. 수평 이동하는 잠수정이나 미사일 형태의 탐사형 드론 등이 개발돼 운용되고 있다.
수면에서는 수상드론, 수중에서는 자율무인드론(AUV), 원격조종드론(ROV), 수중글라이더, 수중작업로봇, 잠수정 등이 쓰인다. 이러한 수중 이동체 드론도 모두 수평 이동 기능에 특화돼 있으며, 깊은 바닷속 탐사보다는 수면 근처 또는 얕은 수심에서만 활동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중에서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에서와 같은 로켓형 방식을 채택한 수직 이동형 수중드론을 새로 설계하고 적용해야 한다. 수면부터 수천m 깊이의 심해까지 고속으로 이동하는 수직 이동 수중드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수심 2000m의 심해를 비롯한 해양 수중공간에 서식하는 생물을 고속으로 수직 이동하면서 카메라로 촬영하는 게 목적이다. 이런 새로운 수중드론은 수면부터 수직으로 하강하면서 전방향의 영상을 촬영한다. 해저 바닥까지 도달한 뒤에는 수직 상승하면서 수면에 도달할 때까지 수중 영상을 재차 찍는다.
이러한 수직 이동 수중드론은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인데, 기존 해양 연구조사선보다 낮은 비용으로 제작과 운영이 가능하고 탐사 시간이 수시간 이내로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영상 촬영과 각종 해양환경 센서를 이용한 모니터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 개발 뒤에는 세계적으로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직 이동 수중드론은 해양 쓰레기의 분포와 바닷속 탄소 순환 작용을 밝히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기록 해양 플랑크톤을 발견해 심해 생물자원의 공간적인 분포를 연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동해는 수심이 2000m가 넘으며, 전 세계 해양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해양학적 중요성이 매우 높은 바다다. 새로운 탐사 수단으로 우리의 바다, 동해를 더 깊이 탐사하고 연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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