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맨유의 동점골은 ‘명백한 오프사이드’
[포포투=김희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그러나 훌륭했던 맨체스터 더비는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빛바래버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4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맨유는 승점 38점(12승 2무 4패)으로 3위까지 올라서며 2위 맨시티를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치열한 경기였다. 맨유는 중원을 두텁게 가져가며 맨시티의 공격 전개를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특히 ‘핵심’ 케빈 더 브라위너에 프레드로 대인마크를 실행함으로써 맨시티가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맨유는 확실한 전술 컨셉으로 수비와 역습에서 높은 효율을 봤고, 그럼에도 맨시티는 간간이 날카로운 공격으로 맨유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하지만 모든 멋진 순간들은 ‘오프사이드 논란’에 묻혔다. 맨유가 0-1로 뒤지던 후반 34분 카세미루가 마커스 래쉬포드에게 침투패스를 넣었다. 이 때 래쉬포드의 위치는 ‘명백한 오프사이드’였다. 래쉬포드는 ‘공을 터치하지 않고’ 드리블하다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쇄도를 확인한 뒤 멈춰섰고, 페르난데스는 이를 그대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해당 장면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갔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래쉬포드는 오프사이드였다. 그는 우리 골키퍼와 수비수들의 집중을 교란시켰다. 문제는 간섭이다. 우리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경기했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맨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래쉬포드는 공을 만지지도 않았고 (상대를) 방해하지도 않았다”며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영국 ‘BBC’는 “논란이 많은 골이다. 맨유의 동점골이 왜 인정됐는지 오늘 하루 계속 이야기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월드컵 문어’로 유명한 크리스 서튼 역시 “래쉬포드는 분명 수비수를 방해했고, 세상 어떤 수비수라도 래쉬포드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라며 오프사이드가 맞다고 봤다.
반면 피터 월튼 전 EPL 심판은 “나는 이것이 골이라고 생각한다. 래쉬포드는 공을 만지지도 않았고, 상대를 방해하지도 않았다”라며 맨유의 손을 들어줬다. 영국 ‘디 애슬래틱’도 “래쉬포드는 공을 따라 달려갔지만 터치하지 않았고, 맨시티 수비수들은 공을 터치해 페르난데스로부터 멀리 보낼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규정 해석에 따른 이견이다. 국제 축구 평의회(IFAB)의 축구 규정 제11항에 따르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가 ‘1.팀 동료가 패스하거나 터치한 공을 플레이하거나 만질 경우 / 2.상대를 방해하는 경우 / 3.위치를 선점하여 이점을 얻는 경우’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래쉬포드의 상황은 1번과 2번에 해당할 수 있다. IFAB는 2번 항목에 대해 세부적으로 ‘1.상대의 시야를 확실히 방해할 때 / 2.공을 위해 상대에게 도전할 때 / 3.상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을 다루려는 시도가 분명할 때 / 4.상대의 공을 다루는 능력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는 명백한 행동을 할 때’로 구분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심판은 래쉬포드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팀 동료의 패스를 만지지 않았고, 상대를 방해하려는 어떠한 동작도 하지 않았다고 간주해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선언해 골을 인정한 것이 된다.
그러나 이는 오심에 가깝다. 래쉬포드는 카세미루의 패스를 터치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플레이’하려고 했다. 래쉬포드가 공을 만지지 않았을 뿐 공을 향해 계속해서 달려갔고, 공을 잡지 않은 이유도 앞으로 나가는 공을 흘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함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상대를 방해하는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다. 래쉬포드는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 다루기를 통해 플레이에 관여했다. 실제로 맨시티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는 래쉬포드가 공을 따라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걷어낼 기회를 놓쳤다.
물론 모든 것은 심판의 재량이다. 규정에서 여지를 마련한 만큼 심판의 해석을 어느 정도 참작해줘야 한다. 그럼에도 맨유의 동점골은 명백한 래쉬포드의 오프사이드였고, 이에 대한 심판진의 판단은 이번 맨체스터 더비의 유일한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디 애슬래틱
김희준 기자 juny66@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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