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한계성, 사랑의 딜레마…이정 '섬웨어 비트윈 데이&나이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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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룬파이브(Maroon5)의 앨범 커버를 작업하고 명품 브랜드 생 로랑(SAINT LAUREN)과 협업을 진행한 이정의 7년 만의 국내 개인전 '섬웨어 비트윈 데이 앤드 나이트'(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 전시가 서울 강남구 S2A갤러리에서 오는 2월22일까지 열린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켄트인스티튜트와 왕립미술학교에서 사진학을 공부한 작가는 언어 이면에 깃든 공허함을 모티브로 연출이라는 과정을 통해 과정의 개념을 사진이라는 매체에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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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에서 영감…S2A갤러리서 오는 2월22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마룬파이브(Maroon5)의 앨범 커버를 작업하고 명품 브랜드 생 로랑(SAINT LAUREN)과 협업을 진행한 이정의 7년 만의 국내 개인전 '섬웨어 비트윈 데이 앤드 나이트'(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 전시가 서울 강남구 S2A갤러리에서 오는 2월22일까지 열린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켄트인스티튜트와 왕립미술학교에서 사진학을 공부한 작가는 언어 이면에 깃든 공허함을 모티브로 연출이라는 과정을 통해 과정의 개념을 사진이라는 매체에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이방인으로 살았던 영국 유학 시절 언어가 갖는 한계성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텍스트에 대한 관심은 네온을 활용하며 입체인 설치물로 구현되었으며, 이후 사진이라는 매체로 귀결된다.
그의 작업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학 구절, 영화 대사 및 노래 가사 등에서 상투적인 문구들을 차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랑의 언어들을 수집하고, 이를 정제되지 않은 풍경에 위치시키며 아름다운 언어 이면의 깊은 아이러니와 모순을 드러낸다.
작가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대변할 수 있는 '아포리아'(Aporia) 시리즈는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1980)의 '사랑의 단상'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는 사랑에 빠진 이가 겪는 딜레마에 관한 내용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진부한 사랑의 표현을 소비하게 되는데 결국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을 사랑'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듯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I LOVE YOU WITH ALL MY HEART', 'YOU STOLE MY HEART AWAY', 'I AM LOST IN YOU'와 같은 문구를 통해 사랑의 딜레마를 표현한다.
작가는 언어를 수집한 이후 네온이 얹힐 풍경을 상상하며 작업을 이어간다. '작업은 사랑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예컨대 눈을 보고 싶다면 눈을 간절히 바라야 한다'라는 작업 철학과 함께 상상한 풍경을 실현해 낼 수 있는 장소를 계속해서 찾아다니며, 폭설이 내리고 바람이 부는 황량한 공간을 견디고, 바닷가의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보며 마침내 원하는 순간을 포착해 낸다.
신작 '네온'(NEON) 시리즈는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네온 장인의 작업 과정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네온은 네온관을 불에 구부리고 꺾는 벤딩(Bending)이라는 수작업을 거쳐 문자의 형상을 띄게 되는데, 작가는 이런 제작 과정을 '네온의 언어'라 칭한다.
달궈지고 구부러지며 만들어지는 '네온의 언어'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문자는 하얀 여백 위에 검은 페인트칠이 된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빛을 발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읽히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는 네온만을 위한 초상이자, 네온의 역사에 대한 이정의 오마주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명인 '섬웨어 비트윈 데이 앤드 나이트'(SOMEWHERE BETWEEN DAY AND NIGHT)는 영감의 탄생하는 하루 중 단 두 번 찾아오는 낮과 밤이 교차하는 순간, 작품 촬영 시 네온의 빛과 자연의 빛이 가장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간을 표현한 작품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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