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떠난 차기 A대표팀 감독, 누가 될까[스한 위클리]

이재호 기자 2023. 1. 15.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파울루 벤투가 2018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 4개월간 역대 최장기로 집권한 남자 축구 A대표팀 감독직. 이제 월드컵 16강 성과를 낸 벤투는 떠났고 차기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중대과제가 남았다.

올해 열릴 가능성이 높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은 물론 4년 후인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맡는 것을 전제로 할 차기 사령탑 선임 문제는 휴식기를 취하는 한국 축구의 겨울동안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협회에서 이미 4년 이상 일한 독일 출신 마이클 뮐러(58)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하며 11일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방향도 밝힌 상황이다.

왼쪽부터 파울루 벤투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손흥민.ⓒKFA

▶유력했던 국내파 차기 감독 계획

축구계는 벤투 감독 재계약과 관련 지난 여름 이미 물 건너갔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차기 대표팀 감독은 한국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 파다했다. 그도 그럴 것이 벤투 감독이 4년 넘게 감독을 해오면서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 역시 없지 않았다. 또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을 1년 맡은 것을 제외하면 최근 8년 중 7년 동안 외국인 감독이 맡아 이제 국내 감독 차례라는 기대감도 높아졌기 때문.

실제로 김학범 전 U-23 감독, 최용수 강원FC 감독,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등이 언급됐다. 특히 김학범 감독은 현 대표팀의 주축인 2018 아시안게임 멤버들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8강에 진출하는 등 성과가 분명했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과거 일화들과 더불어 김판곤 전임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이 떠난 후 자리를 물려받은 이용수 부회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까지 겹쳐 국내 감독 회의론이 급상했다.

마침 벤투 감독이 월드컵 16강의 성과까지 내면서 '외국인 감독이기에 가능했던 성과'라는 주장까지 힘을 얻게 됐다. 여기에 이용수 부회장도 사임하면서 사실상 국내파 감독 주장은 완전히 힘을 잃었다 .

마이클 뮐러 위원장.ⓒ연합뉴스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밝힌 '대표팀 감독의 조건'

뮐러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감독의 조건으로 5가지를 언급했다.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이다.

전문성과 경험은 감독의 축구적인 요소의 '실력'을 얘기하는 것이며, 동기부여와 팀워크는 자신의 대표팀 감독에 대한 열망과 선수들을 얼마나 뭉치게 하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다. 환경적 요인은 협회가 요구하는 경제적, 업무적 조건을 얼마나 수용하는지 일 것이다.

또한 "난 독일인이기에 국제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고 말하며 사실상 국내 감독 선임 계획은 없다는 걸 내비치기도 했다. 감독 선임 예산과 감독 선임 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 답변은 회피했다.

이제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인사를 하고 가이드라인을 밝히는 수준에 그친 기자회견이었다.

ⓒ연합뉴스

▶핵심은 '연봉?' 못해도 3월초까지 선임될까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데 핵심은 '연봉'일 수밖에 없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종료 후 김판곤 당시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하려는데 가장 걸림돌과 관련 연봉이라고 밝혔다. 마음에 드는 감독은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원하다보니 쉽지 않았다는 것.

결국 벤투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사재까지 내며 연간 25억원, 4년 100억원 수준의 큰 금액을 감당했다는 것이 축구계 정설이다. 국내 감독을 선임하면 연간 5억원에서 비싸도 10억원을 넘지 않는데 외국인 감독의 경우 최소 두세 배는 더 금액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요즘엔 '사단'으로 다수의 코치들과 함께 계약하는데 이 경우 코치 연봉과 집, 차 등 추가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시기 역시 중요하다. 6월이나 12월에 열릴 2023 아시안컵에 대비해 3월 A매치 이전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기본이다. 행여 6월에 아시안컵이 열리면 3월이 대회전 처음이자 마지막 평가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뮐러 위원장은 한국어로 '빨리빨리'라고 얘기하며 "빠른 것보다는 맞는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혀 3월 A매치 이전까지 감독을 선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4년을 맡길 감독인데 굳이 6월에 아시안컵이 열리지 않는다면 조금 더 기다려 제대로 되고 좋은 감독을 선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굳이 2월말까지 쫓기듯 감독을 선임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유럽 시즌이 종료되는 5월 이후면 더 많은 감독들이 구인시장에 나올 수도 있다.

냉정하게 벤투 감독 역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까지 했었지만 이후 실패를 거듭하다 중국리그까지 왔다가 실패한 후 한국 대표팀으로 왔었다.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이정도 커리어 수준이 최대치일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이름도 나오기 시작하겠지만 모두가 아는 명장은 굳이 아시아에 올 의지 부족과 금액 면에서 힘들 가능성이 높다. 없는 살림에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뮐러 신임 위원장이다.

ⓒKFA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