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美 워게임이 남긴 것들 [차이나는 중국]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동안 미국 국방부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를 가정한 '워게임(War game·가상 전쟁 실험)'을 시행해 왔으며 미국이 자주 질 정도로 중국의 군사력이 강화된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자세히 공개된 워게임은 여태 없었다.
지난 9일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026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 '다음 전쟁의 첫번째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 워게임에서 중국의 대만침공은 실패하지만, 전쟁 당사자인 중국, 대만은 물론 미국, 일본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일 동맹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대만을 둘러 싼 미중 역학관계가 동북아의 군사력 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CSIS가 중국의 대만침공을 둘러싼 미중 대결을 시뮬레이션한 워게임 '다음 전쟁의 첫 번째 전투' 보고서를 살펴보자.
지난 10월 16일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시간 44분 동안 행한 업무보고 중 가장 많은 박수가 터져 나온 대목이다. 이처럼 대만통일은 중국인이 가장 열광하는 주제다.
이번 워게임에서 중국은 대대적인 폭격을 통해 대만의 해군력과 공군력을 무력화시키며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중국 해군은 강력한 전략로켓군의 지원과 함께 대만을 봉쇄하고 선박과 항공기의 대만 접근을 금지한다.
곧이어 수만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수륙양용 전차와 민간 로로선(화물을 적재한 트럭·트레일러를 수송하는 화물선)를 이용해 대만 상륙을 시도하는 동안, 중국의 폭격이 이어지고 인민해방군 공수부대는 대만의 해안 교두보에 낙하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기본 시나리오(베이스 시나리오)에서 중국의 침공은 곧 실패한다. 중국의 폭격에도 대만 지상군이 해안 교두보로 신속히 이동하고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받는 미국 잠수함, 폭격기, 전투기가 중국의 수륙양용 부대를 궤멸시키기 때문이다. 중국이 일본의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 함대를 공격하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
이번 워게임에서 미국, 대만, 일본은 중국의 전면적인 침공을 물리치고 대만의 자유를 지켰지만, 막대한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베이스 시나리오에서 미국은 항공모함 두 척과 열 몇 대의 전함, 수백 대의 전투기를 잃고 약 3200명의 전사자가 발생했으며 괌 앤더슨 공군기지가 초토화됐다. 일본 역시 자국에 있는 미군기지가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서 100대가 넘는 전투기가 파괴당하고 26척의 전함이 침몰했다.
중국은 138척의 전함이 파괴되면서 전 세계 최대규모의 해군이 사실상 궤멸됐다. 또한 155대의 전투기가 파괴됐으며 약 1만명의 전사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일본의 전투기 손실이 중국보다 많은 건 중국이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 등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습하면서 미국과 일본 전투기들이 상당수 파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스 시나리오에서 미 공군은 중국 본토에 있는 공군기지를 공격하지 않는다. 핵 강대국간 확전 가능성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다.
베이스 시나리오에서 인민해방군 37개 대대 병력이 대만에 상륙하지만, 대만 해안 집결에 성공하는 전력은 30개 대대, 약 3만명이다. 이들은 대만 전체 면적(약 3만6000㎢)의 약 7%인 2600㎢에 달하는 해안 교두보를 장악하지만, 대만 지상군의 저항과 미국 공군의 공습으로 빠르게 패퇴한다. 전쟁은 14일 만에 종료됐다.
1. 대만 병력이 반드시 전선을 사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CSIS는 미국이 대만 지상군 강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왜냐면 항상 인민해방군 일부는 대만 상륙에 성공했기 때문에 대만 지상군이 해안 교두보를 막고 인민해방군의 병참 지원이 약화될 때를 기다려 강하게 반격할 수 있어야 한다.
2. '우크라이나 모델'은 대만에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의 대만 침공 후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기로 결정했다면 미군이 직접 교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우처럼 파병 없이 무기 지원만으로는 대만을 방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후에도 육로를 통한 서방 선진국의 무기 지원이 가능하지만, 대만은 섬이기 때문에 중국에 의해 몇 달 동안 철저히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미국은 일본 미군기지를 반드시 전투작전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인데, CSIS는 미국이 일본과의 외교적·군사적 연대 강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한국과 호주 등 다른 동맹도 넓은 의미에서의 대중국 경쟁에서 중요하며 대만 방어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일본이 린치핀(linchpin·핵심축)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미군기지를 활용하지 못하면 미국 전투기는 효율적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없다.
4. 미국은 중국의 방어선 밖에서 중국 함대를 빠르게 대규모로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
CSIS는 미국이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원격 대함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폭격기는 가장 작은 미국의 손실로 최단시간에 중국의 침공을 격퇴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SIS는 워게임 보고서에서 "승리는 모든 것이 아니다(Victory is not everything)"라고 결론지었다. 즉, 미국은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상처뿐인 승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며 국제적 지위가 한동안 훼손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효과적인 전쟁 억제 전략을 전개해, 중국이 대만 침공을 단념토록 하는게 최선이라는 의미다.
대만 침공이 실패한다면 중국이 겪게 될 후폭풍도 막대하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의 지배 체제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불가피한 결과는 아니라며 중국이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추진하거나 비전시 상황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회색지대(gray zone) 전략 또는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중국이 무력수단을 채택하더라도 직접적인 침공보다는 봉쇄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덧붙였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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