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KBO리거, WBC에서 재회하나…우승후보 선발부터 유대계 미국인까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리그를 떠난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 스타들과 그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칠지도 모른다. 3월 열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을 기다리고 있는 전직 KBO리거들이 하나둘씩 공개되고 있다.
한국과 같은 B조 국가에 속한 선수는 없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만날 가능성이 열려있다. 우승후보 미국의 첫 번째 선발투수, KBO리그 최초 대만 출신 외국인 선수, 2017년 KIA 타이거즈 통합우승의 주역, 미국인이지만 이스라엘 대표인 선수까지 사연 또한 다양하다.
▷ 미국 메릴 켈리(SK→애리조나 D백스)
켈리가 2015년 26살 젊은 나이에 한국 땅을 밟았을 때, 많은 이들은 그를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 선수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지켜봤다. 데뷔 시즌이던 2015년에는 리그 전체 OPS가 0.786에 달하는 타고투저 환경 속에서 두 자릿수 승리(11승 10패)를 따내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 뒤로 2018년 시즌까지 통산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생애 첫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며 'KBO리그 역수출' 사례를 만들었다.
이제는 '지구방위대' 미국 대표팀 선발투수를 맡을 만큼 거물이 됐다. 미국 대표팀이 처음 발표한 투수 4명 가운데 유일한 선발투수가 바로 켈리였다. 내년 시즌 연봉은 850만 달러로 한국에서 4년간 벌었던 돈을 모두 합친 것(총액 기준 37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 미국은 C조에 속해 한국이 4강까지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 대만 왕웨이중(NC→웨이취엔 드래곤스)
KBO리그 드래프트를 거친 대만 출신 화교 선수를 제외하고 최초의 대만 출신 외국인 선수라는 기록을 쓰고 한국 땅을 밟았다. 입단 당시 대만에서 NC 경기를 생중계하고, 현지 기자가 한국에 취재를 올 만큼 큰 화제였다. 시즌 초반까지는 1선발로 내세울 만한 기록을 내면서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고전하던 팀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체력 고갈과 어깨, 팔꿈치 피로 누적 탓에 25경기 7승 10패 평균자책점 4.26을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2019년 오클랜드와 피츠버그를 거쳐 대만 프로야구(CPBL)에 도전했고,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웨이취엔 유니폼을 입었다. CPBL에서는 2년간 7승 14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왕웨이중은 대만 36인 명단에 포함된 상태다. 대만은 A조 개최국이라 한국과 2라운드 토너먼트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로저 버나디나(KIA 타이거즈→레오네스 데 레온)
KIA의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퀴라소 출신으로 이미 KBO리그 입성 전에 한국 선수들을 상대한 경력이 있다. 2013년 WBC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한국을 상대했고 여기서 2루타를 때리기도 했다. 당시 네덜란드는 4강에 진출했다. 단 2017년 WBC는 KIA 이적 직후라 참가하지 못했다.
KBO리그에서는 2년간 타율 0.315 47홈런 64도루, 2년 연속 20-20 달성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8년을 끝으로 한국을 떠났고 CPBL과 멕시칸리그, 네덜란드리그를 거쳐 지금은 니카라과윈터리그에서 뛰고 있다. 지난 12일 네덜란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개한 50인 예비명단에 포함돼 최종 명단 발탁을 기다리는 중이다. 네덜란드 역시 대만과 같은 A조다. 2라운드 토너먼트 맞대결이 펼쳐진다면 2013년과 2017년 2연패를 설욕할 기회가 온다.
▷로버트 스탁(두산→FA)
풀타임 선발 경력이 없는 상태로 KBO리그에 진출했고, 그래서 불펜투수 출신이라 선발로 한 시즌을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를 들어야 했다. 그런데도 29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15번과 함께 165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두산과 재계약에는 실패해 지금은 새 소속팀을 찾는 중이다.
워싱턴주 벨뷰 출신이지만 유대계 미국인이라 이스라엘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됐다. 이스라엘은 국적법상 국적 인정 범위가 넓은 나라다. 덕분에 안 그래도 폭넓은 WBC 출전 자격을 얻기가 더 쉽다. 이스라엘은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과 함께 '죽음의 조' D조에 속했다.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 잭 와이즈(에인절스) 케빈 필라(FA) 같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들을 모아 2라운드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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