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캐스터들은 왜 '더 글로리'에 분노하나 [김유림의 연예담]

김유림 기자 2023. 1. 15. 05: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김은숙 극본·안길호 연출) 속 기상캐스터 박연진(임지연 분)의 역할을 두고 전현직 기상캐스터들이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여성이 가해자들에 복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더 글로리'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기상캐스터라는 직업 설정을 두고 전현직 기상캐스터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우 임지연이 맡은 박연진은 고등학교 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을 지독히도 괴롭힌 학폭 가해자다. 부유한 환경에 뛰어난 미모까지 갖췄지만 악랄한 성격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모든 것을 발아래에 둔 삶을 살아왔고 기상캐스터가 된 인물이다. '백야'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가 동은과의 재회 이후 위협을 느끼게 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할을 맡은 배우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제공
박연진은 문동은에게 "난 꿈이 없다. 꿈은 너네나 갖는 거지. 난 너네가 꿈 이루면 돈 주고 부리는 거고"라고 말한다. 이어 "난 꿈이 아니라 직업이 필요하다. 적당히 안 '짜치는' 그런 직업"이라 강조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박연진은 기상캐스터가 됐고 이에 문동은은 "적당히 화려한 직업은 가진 것 같다"고 언급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할을 맡은 배우 임지연(왼쪽).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는 후배 기상캐스터 수미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을 이용해 방송국에 광고를 한다. 원고를 쓰지 않고 작가를 뽑아 대필을 시키기도 한다. 이를 모두 알고 있는 후배가 "자기 멘트 하나 못 쓰는 게 어떻게 기상캐스터냐. 신입도 자기 멘트는 자기가 써"라며 대놓고 말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이후 자신을 비웃는 후배에게 "이 방송국은 나한테 달에 꼴랑 220(만원) 주지만 내 남편은 이 방송국에 2억2000만원을 쓴단 소리야"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할을 맡은 배우 임지연(오른쪽). /사진=넷플릭스 제공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생겨났다. '기상캐스터 월급' '기상캐스터 대본' 등 '더 글로리' 속 내용에 대한 네티즌의 궁금증이 줄을 이었다. 그러자 악랄하게 그려진 기상캐스터 캐릭터를 두고 전현직 기상캐스터까지 나서서 극 중 설정을 두고 조목조목 '팩트체크'에 나섰다.
양태빈 SBS 기상캐스터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회사마다, 뉴스마다, 연차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상캐스터는 (200만원)이것보단 더 많이 번다"며 "이 금액은 제가 대학생 때 벌었던 정도의 금액인 것 같다. 우리 회사 SBS는 많이 주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여기서 말하는 월급보다는 2 배 이상 받고 있고 프리랜서라 회사 외에도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할을 맡은 배우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제공
그는 "돈이랑 광고를 붙여서 시간대를 옮긴다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고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전무후무하다. 그리고 '굳이 큰돈 들여서 시간대를 옮기나' 싶다. 새벽 시간대가 안 좋은 건 아니다. 뉴스도 아침 뉴스가 프라임 뉴스 중 하나고 결국 저희는 순환근무이기도 하고 밀려났다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 역할을 맡은 배우 임지연.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 중 박연진이 원고 대필을 한 것과 관련해 김가영 기상캐스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당히 화려한 직업? 힘들게 노력하는 직업이다. CG 의뢰부터 취재와 원고 작성까지 오롯이 캐스터의 몫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안혜경은 "인정"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후 '더 글로리'를 저격했다는 의혹을 받은 그는 "저격도 일침도 절대 아니다. 배우님의 연기와 작품을 재밌게 봤다는 말에 공감해 적은 글이었다. 보시는 분에 따라 오해하거나, 불편한 분들이 계실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정말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화려해 보이는 직업임에도 이들의 업무를 접할 일이 많지 않은 일반 시청자들로선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기상캐스터의 모습이 그대로 정형화될 수 있다. 드라마가 인기가 커지면서 더욱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유독 기상캐스터들이 작중 설정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 '극 중 캐릭터일 뿐인데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면 되지 않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인 만큼 사전에 오해를 막아야 한다' '극 중 설정일지라도 정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며 기상캐스터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