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차길래? 한번 주유 1700만원”…전대통령 지출 공개한 룰라정부 ‘맙소사’

한끼 식사비 2600만·제과점 1300만원

지난 8일(현지시간) 브라질 대법원 창문을 부수는 대선불복 시위대의 모습.[AFP = 연합뉴스]

‘한끼 식사비 2600만원, 하루 주유비는 1700만원, 제과점에서 1300만원 카드 지출.’

지난해 말 물러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임기 중 사용한 업무용 신용카드 내역이 공개되면서 논란이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가 2019년 초부터 4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사용한 업무용 카드에는 2760만 헤알(원화 약 67억2000만원)이 청구됐다.

보우소나루는 전임자들과 달리 재직 중 업무용 카드의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해 8월에는 사용내역을 100년간 비공개로 한다는 명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지난 1일 취임한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이러한 비공개 조치를 해제하면서 보우소나루의 재임 당시 카드 사용내역이 드러났다.

보우소나루는 “(개인 비용을 업무용 카드로) 단 한 푼도 청구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그는 재직 마지막 해를 제외하고 매년 휴가 기간에 업무용 카드를 사용했으며 이로 인해 2억9100만원이 청구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카드는 원래 출장 비용 지불이나 소규모 혹은 긴급구매에 사용토록 돼 있었지만 사냥, 낚시, 스포츠기구 구매, 침대시트 등의 구매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가 전한 브라질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하루 만에 제과점 한 곳에서 1320만원을, 주유소 한 곳에서 1700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아이스크림 구입에 240만원을 썼다고 돼 있는 점도 논란이 됐다.

아울러 브라질 글로부그룹의 뉴스포털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북부 로라이마 주의 보아비스타 시에 있는 조그만 음식점에서 2021년 10월 26일에 2600만원을 쓴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 이 음식점 주인은 “도시락 659인분과 샌드위치 등 간식 세트 2964개 등 총 3624인분의 식사와 음료를 주문받아 인근 군부대에 배달했으며 항목별 내역이 포함된 견적서도 발행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브라질 매체들 중 일부는 음식점 규모로 보아 과연 그 정도의 대량 주문이 실제로 가능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해 재선에 실패한 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대선 불복 폭동 경위를 조사하는 브라질 검찰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브라질과 글로부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8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반민주적 행위를 부추기는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개시를 대법원에 청구했다. 브라질 형사수사권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경찰이 갖고 있다. 헌법상 입법·사법·행정부에서 독립된 지위를 가지고 있는 브라질 검찰은 예외적으로 법원 등 결정을 통해 수사 개시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