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역사 쓴 권순우 "결승서 모든걸 쏟아부었다"
기사내용 요약
세계 26위 바우티스타 아굿 꺾고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우승
한국 선수 최초로 ATP 투어 2회 우승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을 일군 권순우(당진시청·84위)가 "결승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단식 결승에서 2시간 43분에 걸친 혈투 끝에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26위)을 2-1(6-4 3-6 7-6<7-4>)로 제압,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9월 아스타나오픈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권순우는 이로써 한국 선수 최초로 두 차례 ATP 투어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아스타나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18년 8개월 만에 ATP 투어 단식에서 우승한 권순우는 이형택을 넘어 한국인 ATP 투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7·은퇴)은 현역 시절 두 차례 ATP 투어 대회 결승에 올랐고,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한 번이었다. 이형택은 2001년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고,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의 ATP 투어 대회 우승을 일궜다.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기회였지만, 권순우는 기록에 신경쓰기보다 경기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만난 권순우는 "기록에 대한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의 역사가 되면 좋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며 "오늘은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결승에서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체코·115위)에 져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본선 진출자 중 부상으로 기권한 선수가 나오면서 '러키 루저'로 본선 무대를 밟는 행운을 안았다.
본선 1회전에서 마하치와의 '리턴매치'를 승리로 장식한 권순우는 16강전에서 세계 15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을 꺾는 등 상승세를 자랑하며 결승까지 올랐고, 결국 정상에 섰다.
ATP 투어 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우승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권순우가 역대 10번째다.
권순우는 "러키 루저로 본선에 올라와 1회전부터 예선에서 날 이긴 선수를 만나 힘들었다. 하지만 1회전 승리 후 2회전부터 부담없이 경기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연파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러키 루저로 올라오면서 부담은 덜했는데, 올라갈수록 간절함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는 "결승에서 어제나 그 전 경기보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 긴장했다. 결승이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러다보니 결과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결승에서 지난해보다 한층 힘있는 서브를 선보인 권순우는 "스피드를 위해 힘을 빼고 코스를 보면서 성공률을 높이려고 했는데 힘이 잘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박자 빠른 공격을 선보인 것을 두고 "세계랭킹 100위 이내나 50위 내에 드는 선수들이 모두 범실 없이 잘 친다. 나의 공격이 더 좋다고 생각하면 더 높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했다.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은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의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세를 잔뜩 끌어올린 권순우는 호주오픈에서 개인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까지 오른 것이 권순우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호주오픈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본선 2회전에 올랐다.
권순우의 본선 1회전 상대는 크리스토퍼 유뱅크스(미국·123위)다.
권순우는 지난해 7월 ATP 투어 카타르 엑손모바일오픈 단식 1회전에서 유뱅크스와 한 차례 대결했는데, 당시 2-1(7-6<8-6> 1-6 6-4)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대진운이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메이저대회 본선에 나서는 선수면 경기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질 수도, 이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젊다. 회복을 잘하면 어려운 경기라도 잘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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