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드는 ‘동토의 땅’…시베리아에 냉각시설 ‘필수’

조빛나 2023. 1. 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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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늘 얼어 있었던 영구 동토층이 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건물과 도로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데요.

땅을 다시 얼리기 위해 냉각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순록을 기르는 유목민의 작은 정착지에서 가스전 개발과 함께 야말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살레하르트, 북극권이 시작되는 북위 66도 33분에 살레하르트가 있습니다.

영원히 녹지 않는 땅 위에 세워진 줄 알았지만 이젠 달라진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수업이 한창인 한 대학교,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 곳곳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뼈대가 일부 드러난 곳도 있습니다.

지은 지 20년이 돼 가는 대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집니다.

[알렉세이 곤차로프/북극연구소 연구원 : "주요 변형은 약 10~15년 전 지구온난화가 시작되면서 생겼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지고 건물에서 약간의 변형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에선 늘 보수공사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갈라지고, 일부는 꺼지면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블라디슬라프 푸쉬카례프/북극연구센터 연구원 : "도로를 건설할 때 지하의 영구동토층이 녹을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시설 곳곳에선 안전 진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수 장치를 설치해 땅 속 온도 변화를 실시간 파악하고 녹는 속도가 빠른 곳엔 추가로 냉각 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건물 지하는 물론 지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냉각시스템입니다.

차가운 바깥공기를 땅 속으로 전달해, 땅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안톤 시니츠키/북극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지지력을 높이고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땅을 인위적으로 동결해야 합니다."]

러시아는 시설 설계단계부터 영구동토층 변화를 반영하도록 하고 기업에는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살레하르트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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