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한국 최초 ATP 투어 2회 우승…“호주오픈서 좋은 경기하겠다”

애들레이드 2차 대회 결승서 세계 26위 제압
예선 탈락한 '러키 루저'로 우승…역대 10번째 진기록
16일 개막 호주오픈서 개인 메이저 최고 기록 16강 진출 도전

권순우가 14일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트로피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84위·당진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2회 우승을 차지했다.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 달러)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6위·스페인)을 2시간 42분 혈투 끝에 2-1(6-4 3-6 7-6<7-4>)로 꺾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21년 9월 아스타나 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우승한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을 제치고 한국인 ATP 투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권순우가 받는 우승 상금은 9만7760 달러(약 1억2141만원)다.

권순우는 다음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2021년 11월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5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115위·체코)에게 져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으나 본선 불참 선수가 생긴 덕에 ‘러키 루저’로 본선에 합류하는 행운을 누렸다. 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우승한 사례는 권순우까지 10차례에 불과하다.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26위를 아굿을 만난 권순우는 최고 시속 210km의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아굿을 압도하며 기분 좋게 1세트를 따냈다. 상대의 강력한 포핸드에 고전하며 아쉽게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에서 극적으로 타이브레이크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연이어 서브 에이스를 내주며 4-3으로 뒤졌지만 날카로운 서브로 동점을 만든 권순우는 매치 포인트에서 상대 스트로크가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확인되며 우승이 확정되자 두 번째 ATP 투어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권순우는 우승 후 코트 위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민 여러분이 와주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긴 것 같아 감사하다. 다음주부터 호주오픈이 있는데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은 16일 개막하는 새해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앞서 열리는 대회다. 곧바로 호주오픈에 나서는 권순우는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을 노리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2021년 프랑스오픈 3회전(16강)까지 올라간 게 권순우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환호하는 권순우(사진=AFPBBNews)

주미희 (joom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