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박정희 “반도체 개발 위해 구미공단 착공”…결국 빛봤다 [대통령의 연설]
윤석열 정부는 새해 벽두부터 반도체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방안을 전방위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늘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 연간 수조원의 세금절감 효과를 안겨준다는 방침입니다.
또 반도체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학과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했으며, 특히 엄격하게 정원이 통제됐던 수도권 대학에서 1300명을 늘리는 내용까지 포함시켰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대표 수출상품인 반도체에 대해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전폭적인 지원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대통령의 연설은 이번회차부터 반도체 성공신화를 뒷받침했던 역대 정권의 정책을 연설기록을 통해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첫번째 순서로 반도체 정책이 태동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기까지를 조명합니다.
대통령 연설문에서 반도체가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입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정부의 새해 경제시책 기본방향을 설명하며 “전자 공업은 우리 나라의 수출 전략 산업으로서 급속적인 성장을 해 왔습니다. 금년부터는 반도체 개발과 57개에 달하는 전략적인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서, 여러 개의 공장이 금년부터 구미 공단을 위시해서 속속 착공될 예정으로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구미공단은 1980년대 들어 당시 첨단산업이었던 반도체·컴퓨터와 관련 부품업체들이 본격 입주하며 한국 제조산업의 중심지로 부각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경상북도가 국가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이 지역에 조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 예산안 시정연설 단골메뉴인 반도체
이후로 대통령들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며 시정연설을 할 때마다 반도체 사업을 홍보하는 것이 관례처럼 자리잡았습니다. 최규하 전 대통령도 198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구미제2전자단지 건설을 본격화하고 반도체의 국산화 기반을 조성하며, 선진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전자기술의 국제수준화에 노력하겠습니다”고 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198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80년대말까지는 특정분야의 기술을 선진국 수준까지 향상시키는 데 두고 반도체 및 컴퓨터, 정밀화학, 기계 등 핵심전략분야에 대한 기술개발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협동적 기술개발체제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라 밝혔습니다.
▲ 1980년대말부터 반도체 육성 성과가 시작돼
노태우 전 대통령 집권기부터는 연설기록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반도체 육성전략의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1989년 ‘세계한민족체육대회 참가 해외동포 격려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한국의 발전상을 언급하며 “자동차와 선박으로부터 온갖 전자제품, 컴퓨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못 만드는 것이 없는 나라”가 됐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반도체와 유전공학 그리고 정밀화학 등 첨단기술을 중점 개발하기 위해 새해에는 국책연구개발사업에 정부재원 500억원을 포함한 총 70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대학을 개설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1991년 ‘한국과학기자클럽 초청간담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는 “반도체의 생산, 공급량에 있어서는 세계 제 2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소자의 개발에서는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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