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KS 우승 영웅, 잠시만 안녕… 김택형이 꿈꾸는 '진짜 클로저'

김태우 기자 2023. 1.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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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상무에 입대하는 김택형은 많은 것을 시도하는 군 복무를 꿈꾼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난생 처음으로 ‘개막 마무리’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달았다.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큰 시즌이었다. 초반에는 위기를 잘 넘기며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떨어진 구위, 파악된 무기로 계속 버틸 수는 없었다. 웃는 날보다는, 고민하고 미안한 날이 더 많았다. 마무리 자리는 그렇게 잠시 멀어졌다.

그런 김택형(27‧SSG)의 얼굴에서 시즌 내내 웃음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항상 유쾌했던 평소와 달랐다. 어깨에 짊어진 무게감, 그리고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대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마지막에 웃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승부처마다 등판해 그 순간을 지배했고, 팀의 통합우승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5경기에서 5⅓이닝을 던지며 내준 안타는 딱 2개,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김택형의 지분이 상당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 김택형은 그간 웃지 못한 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누구보다 활짝 웃고 있었다. 스스로의 성에 차지 않는 시즌이기는 했지만 화려한 대미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살짝 지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김택형은 곧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 준비를 잘해 입대해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이 달콤한 시간을 더 누리고 싶었지만 예정은 예정이었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로 마음먹은 뒤였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한 김택형은 최종 합격해 오는 16일 입대한다. 한국시리즈 우승 뒤 두 달이 참 바빴다. 군에서도 공을 던져야 하는 만큼 운동은 계속 꾸준히 했다. 그러면서도 지인들도 만나면서 차분하게 주위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 입영 대상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택형은 “정신없이 보냈다”고 웃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는 김택형은 공익근무도 가능했다. 그러나 고민하던 김택형은 시즌 중반 상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군이지만 실전에서 공을 던지며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많은 것을 의지하는 팀 선배 김광현의 조언도 결정적이었다고 떠올렸다.

김택형은 “광현이형이나 형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상무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광현이형 영향이 컸는데 ‘상무에서 포크볼이나 여러 구종들을 많이 던져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던져서 네 것을 만들어서 오면 플러스가 될 것 같다. (공익근무로) 2년을 통째로 날리는 것과 7월에 들어와서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었던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택형은 시속 140㎞대 중‧후반에 이르는 리그 최고 수준의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 좌타자 상대로는 여전히 ‘극강’의 면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스스로 꿈꾸는 최종 목표인 ‘마무리’가 되기 위해서는 타자의 손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김택형도 “오른손 타자한테 피안타율이 높다. 모든 상황에 나갈 수 있는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오른손도 상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크볼을 최대 과제로 삼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 상무에서 그런 그림을 그리고 타자를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많이 던지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많이 실험할 수 있다. 그래서 선발 이야기가 나왔다. 김택형은 선발보다는 마무리가 꿈이다. 선발로 전향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김택형은 “중간에서는 1이닝밖에 못 던지니까 선발로 많이 던지면서 좀 가다듬은 뒤 불펜에 와서 확실하게 써보자는 생각도 한다. 상무 감독님께 여쭤봐야 할 문제지만 그런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의 복무 플랜을 이야기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또 긴 1년 6개월의 복무 기간이다. 김택형은 “547일만 자면 되더라”고 껄껄 웃으면서 “겨울이 지나고 시즌에 들어가면 또 정신없이 지나갈 것 같기는 하다”고 했다. 군 복무 기간 중 최대 목표는 건강과 진짜 마무리가 돼 돌아오는 것. 김택형은 “확실한 마무리 자리를 좀 가지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입대 인사를 마쳤다. 김택형의 투지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SSG 팬들도 꼭 목표를 이루고 건강하게 다시 인사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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