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간첩 혐의’ 전 국방차관 사형 집행…영국, “야만 행위” 비판

조문희 기자 2023. 1. 1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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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앞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사형집행과 고문을 멈추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사법부가 간첩 활동 혐의를 받은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사법부는 이날 성명에서 영국 정보당국과 내통한 혐의로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인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의 형을 집행한 사실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 등 보도 내용이다.

이란 사법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 MI-6와 내통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보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그의 스파이 행위를 발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아크바리 전 차관의 사형 집행 소식에 “소름이 끼친다”며 “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야만적인 정권이 자행한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도 트위터에서 “영국 국적자를 처형한 이란의 야만적인 행위는 가장 강력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사형 선고 소식은 지난 11일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 대한 사형 선고에 규탄 목소리를 냈다. 베단트 파텔 영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3일 “아크바리가 받는 혐의와 사형 선고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며 “그는 수감 중 고문을 당하고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영국 당국의 석방 촉구도 이어졌다. 사형이 끝내 집행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낸 인물로 외신에 소개되고 있다.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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