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한 달‥일회용품 정책 후퇴 우려
[뉴스데스크]
◀ 앵커 ▶
음료를 살 때 일회용 컵에 담아 가면 보증금 300원을 더 내고 컵을 반납하면 다시 돌려받는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
당초 작년 6월부터 전국 동시 시행하기로 했었지만 결국 지난달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작됐습니다.
그것도 일단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 업체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시행 한 달.
그 성적표는 어떨까요? 김민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제과 프랜차이즈의 제주 시내 매장입니다.
손님이 들어와 음료를 주문하자 점주가 긴 설명을 시작합니다.
[강동효/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점주] "컵보증금제 시행하고 있어서 메뉴 가격보다 300원 더 추가로 내셔야 하거든요. 나중에 오셔서 여기 반환기에서 반환받으시면 돼요. (여기까지 직접 와야…) 죄송합니다. 불편을 드려서"
제주와 세종의 프랜차이즈 카페나 제과점 등에서 시행 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반환되지 않는 컵이 더 많습니다.
거리에서는 그냥 버려진 보증금제 적용 컵도 보입니다.
한 제과 프랜차이즈의 일회용 컵입니다.
이렇게 300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라벨이 붙어 있지만 길가에 버려졌습니다.
시행 초기에 비해 반환되는 컵의 양이 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참여 매장당 하루 5.7개에 불과합니다.
[강동효/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점주] "하루에 20잔을 나가면 한 건 두 건 정도만 반환받고 있고 또 최근에는 어제도 반환을 한 건도 받지는 않았어요."
원래 지난해 6월 전국 시행 예정이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하지만 시행 지역이 제주와 세종으로 축소되면서 오히려 회수율을 끌어올리기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증금제 적용 대상은 전국에 매장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제주에 매장이 몇 개 없는 프랜차이즈는 포함됐지만 매장 수가 많은 지역 프랜차이즈나 관광지 대형 카페는 빠졌습니다.
컵을 반환하려면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손님들은 번거롭고, 참여 점주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강동효/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점주] "단체 주문이 들어올 경우에 음료 30잔이 (주문) 들어오는데 컵 보증금 300원을 부과하다 보면 (주문을) 취소를 하시더라고요."
보증금제 대상 매장 중 30% 가량은 아직도 참여를 거부 중입니다.
[오정훈/제주프랜차이즈점주협의회 대표] "일부의 매장들만 이걸 시행을 했을 때 과연 이게 회수율이 올라갈 수 있을까. 당연히 보증금제를 피해 가는 방식으로 이제 움직이게 되지 않겠어요."
환경부는 조례 개정을 통해 보증금제 적용 대상을 늘리고 매장과 소비자에게 혜택을 더 주는 방식으로 참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남희/환경부 일회용품대책팀장(지난 5일)] "(앱을 통해 컵을 반납하면) 소비자에게 건당 200원의 탄소 중립 포인트가 추가 적립됩니다."
하지만 일회용품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3년 전 도입 예고했던 매장 내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의 규제를 시행하면서 1년 동안은 계도기간을 운영한다고 발표해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허승은/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 "이다음에 어떤 제도를 가지고 와도 사실 신뢰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논란이 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또 계속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는 정책 방향은 유지하면서도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현장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강종수 /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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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위동원·강종수 / 영상편집 : 남은주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566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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