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국 내통’ 혐의 전 차관 사형집행… 영국 “야만 정권”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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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법부가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이란 지부는 영국 정부에 아크바리 전 차관이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고, 이란 당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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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영국 MI-6에 정보 넘겨” 주장… 고문·거짓 자백 의혹
이란 사법부가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전 국방부 차관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사형당한 사람은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인 알리레자 아크바리다.
이란 사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이 전하고,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 MI-6와 내통하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에 정보를 넘긴 대가로 180만5000유로, 26만5000파운드, 5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보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그의 스파이 행위를 발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의 사형 집행 소식이 전해지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소름이 끼친다”며 “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야만적인 정권이 자행한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영국 국적자를 처형한 이란의 야만적인 행위는 가장 강력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며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클리버리 장관은 조만간 영국 주재 이란 고위 외교관을 초치할 계획이다.
외신들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냈고,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2019년 체포된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사형 선고 소식은 지난 11일 처음 알려졌다. 이란 국영 언론들은 이튿날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이 죄를 자백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편집된 영상 속에서 아크바리 전 차관은 “그들(영국 정보당국)은 상황에 따라 이란 고위 관리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파크리자데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모센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이끈 과학자로, 2020년 11월 테헤란 교외의 한 도로에서 기관총에 맞아 피살됐다. 당시 이란은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그러나 이란이 반체제 언론으로 지정한 ‘BBC 페르시안’은 이날 수감된 아크바리 전 차관이 억울함을 호소한 오디오 파일을 공개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음성 녹음에서 “3500시간 넘게 고문을 당하고 약물을 강제 투약받았으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한의 상황을 만들어 거짓 자백을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 이란 지부는 영국 정부에 아크바리 전 차관이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고, 이란 당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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