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전쟁 1년 맞아 UN 방문 의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유엔(UN) 방문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외교 당국을 통해 밝혔다.
에미네 자파로바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안보 상황이 허락한다는 전제 하에 내달 23일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서 연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 바로 전날이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에 따르면 유엔총회는 이미 해당 일자에 고위급 회의를 잡아뒀다.
만약 성사된다면 이번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 두 번째 해외 일정이 된다. 그는 지난달 21일 미국에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를 향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인한 바 있다.
다만 자파로바 차관은 러시아가 내달 대규모 공습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며 “그(젤렌스키)가 오기 위해선 많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대통령은 (UN에) 오고 싶어할 것이고 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서도 “안보 상황이 그의 방문을 허락할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했다.
자파로바 차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 기간 유엔이 우크라이나 관련 2가지 결의안 중 한 가지를 채택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구상한 ‘평화공식(peace formula)’ 지지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의 침략 범죄 기소를 위한 특별 재판소 설립과 관련된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공식’을 지난해 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제시한 바 있다.
자파로바 차관은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한다”며 “어떤 방안이 먼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르면 1∼2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자파로바 차관은 이어 “러시아는 유엔헌장의 명예를 떨어트리고 국제법을 어겼다”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패배해도 푸틴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고, 러시아가 머지않아 다른 나라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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