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태, 법조인 · 조폭 조력"…금고지기 두고 귀국

<앵커>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오는 17일 한국으로 송환됩니다. SBS 취재결과, 김 전 회장은 도피하는 동안 태국 현지 법조인과 기업인 그리고 폭력조직의 도움까지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함께 송환될 것으로 알려졌던 금고지기, 본부장은 당분간 현지에서 버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먼저 배준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을 추적해 온 한국과 태국 수사 당국은 김 전 회장이 태국 내 법조인과 기업인 그리고 폭력조직의 도움을 받아온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특히 법조인의 경우 태국 유력 로펌 소속"이라며 "김 전 회장 조력자의 범위가 만만치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방위적 조력 속에 8개월 간 이어진 도피는 방콕의 골프장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 캐디 : 내가 그 사람(김성태) 캐디였어요. 4명이 같이 골프를 쳤고, 차량이 3대였어요. (골프가) 다 끝나고 경찰이 와서 저쪽으로 데려갔어요. 한 명마다 경찰 2명이 팔짱을 끼고 데려갔어요.]

방콕 경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조력자가 제공한 휴대전화를 써오다 위치 추적에 걸렸는데 체포 당시 자신과 양선길 쌍방울 회장을 공무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17일 한국으로 송환되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습니다.

김 전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도피했다가 현재 태국 파타야 구치소에 수감 중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김 모 씨가 어제(13일) 갑자기 귀국 의사를 철회하고 송환 거부 재판을 재개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이 경우 길게는 1년 이상 국내 송환이 미뤄질 수 있습니다.

'금고지기'로 불리는 김 씨는 그룹 자금 관리를 전담해 왔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도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재경총괄본부장 김 씨의 돌발 선택으로 검찰의 김 전 회장 압박에 일정 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박춘배, CG : 류상수)

배준우 기자ga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