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 "500만 원뿐…홀로서기 두려워요" 보호 종료 청년들
【 앵커멘트 】 만 18세,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홀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시설에 살다가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들인데, 매년 2천5백여 명에 달합니다. 시설을 나오면 자립을 위한 지원금을 받지만 이걸로 집도 구하고 생활비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아직 어린 나이에 살 길이 막막한 게 현실입니다. 포커스M에서 백길종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대학에 입학하며 시설에서 나온 A 군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살 곳 찾기'였습니다.
▶ 인터뷰 : 자립준비청년 A 씨 - "빨리 주거 공간의 안정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 불안했던 것 같아요. "
보호가 끝나면서 수중에 떨어진 돈은 불과 500만 원, 보증금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성인이 되자마자 은행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자립준비청년 A 씨 - "보증금은 자립 정착금 500만 원 (은행) 주거 대출로 해서 500만 원 넣고 그리고 원래 수중에 있던 여윳돈까지 다 넣어서 그렇게 주거 공간을 마련을 했어요."
어렵사리 집을 마련하면 다음 고민은 생활비.
자립수당이라고 시설을 떠나면 5년간 매달 40만 원이 주어지지만 공과금·보험료·식비를 생각하면 아르바이트는 필수입니다.
▶ 인터뷰 : 자립준비청년 A 씨 - "그리고 하루에 식대를 저는 1만 원씩 잡았어요. 무조건 1만 원으로 30일이면 30만 원"
홀로 돈 관리를 하는 건 버는 것만큼이나 힘듭니다.
▶ 인터뷰 : 자립준비청년 B 씨 - (저축성 보험에) 너무 큰돈을 붓고 있는 거예요, 제가 버는 돈에 비해서. 그래서 결국 중간에 해지했거든요. 그러면 결국 돌려받는 건 아무것도…."
해외 사례는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영국은 정부가 90%가 넘는 자립준비청년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개인상담사도 지정해 만 25세까지 금전 부분에서 어른의 도움을 받게 합니다.
반면 한국은 4명 중 1명이 정부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 인터뷰 : 자립준비청년 A 씨 - "(광주의 경우) 기관은 40개씩 됐는데 전담 인력 5명밖에 없으니까 그걸 다 돌보기는 어렵고 그래서 저는 상담을 받은 게 아니라 제가 그냥 다 찾아서 했어요."
정부가 올해부터 자립지원전담요원을 120명에서 180명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1인당 70명 수준.
맞춤형 지원을 위해선 전담요원 증원이 필수적입니다.
비슷한 상황의 또래끼리 소통하는 '자조모임'도 독립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인터뷰 : 유소연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팀장 - "단순한 경험과 친목 도모를 넘어서 그 안에서 스스로 치유하고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관계까지 성숙하게 발전…."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 연습을 계속 해야 하잖아요.(도움을) 디딤돌로 삼아서 자기가 받은 만큼 도움을 주려는 친구들도 많거든요."
"오히려 (취업 전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얼마를 저축하고 얼마를 사용해야 되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MBN뉴스 백길종입니다.[100road@mbn.co.kr]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이준우 VJ 영상편집 : 이유진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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