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차가 온다”...서방의 금기가 깨진 이유[원호연의 PIP]

2023. 1. 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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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핀란드, 독일제 레오파드2 지원 의사
수출 허가 권한 獨 내에서도 지원 목소리↑
동부전선 소모전 양상 속 올 겨울 전황 분수령
독일제 주력전차 레오파트2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우크라이나가 그토록 원해 온 서방제 주력전차(MBT)를 얻게 됐다. 러시아가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겨울이 이번 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한 서방 국가들이 그간의 금기를 깨고 주력 전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자국이 보유한 독일제 전차 ‘레오파드 2’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만약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는 유럽 차원의 공동 계획이 수립된다면 핀란드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핀란드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핀란드가 보낼 수 있는) 탱크 수가 많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국제적 공동 지원 계획이 마련되면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드 2 전차 14대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에 대한 독일 정부의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을 가진 후,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탱크 수천대와 맞서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탱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의 지원을 받기를 희망했다.

레오파드 2는 첨단 방어 체계와 120㎜ 포 등을 갖춘 중무장 전차로, 핀란드는 200여대, 폴란드는 240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제 레오파드 2 전차를 보유한 폴란드나 핀란드 등 제3국이 우크라이나에 이를 보내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동안 독일은 전쟁을 포기한 국가로서 정체성, 러시아와의 전통적 관계, 확전 가능성 등을 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레오파드 2 전차 지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탱크)를 지원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파트너 국가들과 보조를 맞춰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키로 한 결정에 독일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클라우디아 메이저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 분석가는 오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NATO 고위 국방관리 회의에서 최종적인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서방은 NATO가 러시아와 직접 충돌하는 것으로 보일 것을 우려해 서방제 공격용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노베르트 뢰트겐 독일 외교정책 전문가는 “숄츠 총리와 사민당은 미래를 위해 러시아 및 푸틴과의 관계를 유지하길 원하고 독일이 가진 최고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 러시아가 독일과의 관계를 파탄낼 것으로 인식해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동맹국이 소련 시대의 구식 전차를 제공했을 뿐이다. 그러나 전황이 길어지면서 다수의 소련제 전차가 소모됐고 서방에서도 지원하기 힘든 소련제 탄약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동부전선은 올 겨울 들어 소모전 양상으로 변했으며 전선이 대체로 교착된 상태다. 또 최근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근처의 소도시 솔레다르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거의 재점령하는 등 결정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서방으로선 더이상 전차 지원을 망설일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월말 이후 벌어질 러시아의 대공세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전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을 이끄는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은 “전투력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 약 300대의 서방제 전차와 600대의 장갑차가 필요하다”고 말해다.

이제 관심은 미국이 자국의 주력전차 에이브럼스 전차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 정부가 에이브럼스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에 대해 결정을 내렸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안보 원조에 대해 밀 단정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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