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센트] 학폭 피해자 17.3% "이야기해도 소용없어" '미신고'
통계로 말하는 뉴스, < 퍼센트 > 시간입니다.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의 흥행으로 학폭에 대한 관심이 커졌죠. 현실 속에서도 학폭은 줄지 않았고, 학폭이 일어나도 신고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왜 신고조차 안 하는지, 아니 못하고 있는 건지 리포트 먼저 보시고 전문가와 학폭 실태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더 글로리 : 날 좀 도와줬다면 어땠을까. 친구라던가, 신이라던가, 뭐 하다못해 날씨…]
드라마에서 피해 학생을 괴롭히는 수법으로 등장한 일명 '고데기 열 체크'.
실제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있었던 학교 폭력입니다.
지난 9일엔 대구의 중학생 2명이 모텔에서 동급생의 옷을 강제로 벗긴 뒤 소셜미디어에 이를 생중계하는 일도 벌어져,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이처럼 학교 폭력은 사이버 공간까지 넘나들고 있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사이버 성폭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요. 지우기가 굉장히 쉽지 않아요. 그것 때문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24시간 괴롭힘을 당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학생들은 지난해 기준 약 5만 3천8백 명.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줄어들었던 학교 폭력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실태조사에선, 학폭 피해 가운데 '사이버 폭력'이 31.6%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 11.9%, 성폭력도 1.5%로 집계됐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학생이 첫 학폭 피해를 당한 건 16년 전이지만 이를 극복하는 일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29세 : (학교폭력을) 중학교 3년 내내 당했고요. 여자아이들 앞에서 바지 벗기고 팬티 벗기고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도 되고… 얼굴에다 침이랑 가래 뱉고 그다음에 주차장에서 굉장히 구타를 심하게 당했는데 아직도 못 잊어서 어두운데 못 들어갑니다. 주차장도 무섭고…]
피해를 알리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학교 폭력을 멈추게 하는 건 더 어려웠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29세 : 담임 선생님이 어떻게 조치를 취하셨냐면 가해 학생들 앞에서 제 이름을 대놓고 말하고 애들을 불러 체벌했어요. 애들이 복수심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하게 나와서 중3 때도 역시나 또 반복되고… 왜냐면 소문이 나기 때문에 반이 바뀐다고 해서 벗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실제 학폭이 일어나면, 학교 내에서 조정을 시도하고 처분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심의위원회가 열리게 됩니다.
가해 학생에게 최대 '퇴학'까지 가능하지만, 대다수는 생활기록부에도 남지 않는 솜방망이 처분에 그칩니다.
게다가 그 과정 속에서 피해 학생들이 가장 원한다고 답한 "진심 어린 사과"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학폭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또 다른 피해자는 무엇보다 학폭을 예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25세 : 얘는 나보다 그냥 낮은 애야, 그런 분위기가 형성이 돼 버리면 그냥 걔는 왕따를 당할 수 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런 분위기를 깰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된다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았단 응답은 지난해 기준 9.2%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저희가 '학교폭력' 관련해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17.3%.
학폭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라고 답한 비율입니다.
이런 '불신'이 있다면 학폭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겠죠.
현재 학교 내엔 현직 경찰인 '학교전담경찰관'이 있지만, 전국에 1023명.
한 명의 경찰관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5천 명이 넘습니다.
이대로라면 학폭은 앞으로도 줄어들기 어려워 보입니다.
(화면출처 : 넷플릭스 '더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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