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자 발급 중단에 사드 견제까지… 정부 '당당한 외교' 새해 첫 시험대
주한미군 사드 환경영향평가엔 "한국 동향 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23년 새해 초부터 한중관계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국과의 '당당한 외교'를 천명했지만, 중국 당국 또한 우리나라를 향한 공세적 외교에 나선 듯한 모습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은 최근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리 정부의 입국자 병역 강화조치를 겨냥, 즉각 '보복' 조치를 취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9일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간의 첫 통화에서 우리 정부의 방역 강화조치에 불만을 표시한 뒤 이튿날 자국을 방문코자 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그리고 11일엔 제3국 방문 목적으로 자국을 경유하는 우리 국민에 대한 경유 비자 면제도 중단했다.
중국 당국은 우리 정부의 자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대해 "중국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최근 코로나19 방역규제 완화에 따라 확진자가 폭증하던 상황에서 돌연 관련 통계 발표 등을 중단, 국제사회의 불신을 자초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3년 전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했을 당시에도 이를 외부 세계에 알려 대비토록 하기보단 쉬쉬하며 숨기기에 바빴다.
우리 정부는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후 검사 확진률이 다른 국가·지역에 비해 높게 나오자 이달 2일부터 중국발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했다. 또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48시간 전 유전자증폭검사(PCR) 및 입국 후 검사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친 부장은 11일 방송된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 정부의 이 같은 방역 강화조치가 "차별적·비과학적이고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이유로 비자 발급 제한에 나섰다.
그러나 현재 미국·유럽 등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중국발(發)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한일 양국에 대한 비자 제한은 다분히 '목적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테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3국 공조'에 대한 불만 표시다.
이 때문인지 중국 당국은 최근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에 대해서도 재차 '견제'에 나섰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가 3월 중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중국은 한국 동향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각층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등의 보복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사드 문제는 안보 주권에 관한 사항'임을 들어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연두 업무보고에서 중국과의 '당당한 외교' 기조를 재차 강조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와 외교장관 셔틀 외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2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시 주석의 답방이 전혀 없었던 데다, 작년 8월 박 장관 방중 이후 중국 외교부장의 답방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한중 간 상황에 대해 "우리 정부가 천명한 '당당한 외교'가 첫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양 위원은 "확전을 하지 않는다면 서로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 정부의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작년 11월 정상회담 당시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 이익을 바탕으로 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 발전을 추구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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