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꼬리자르기식 수사”…‘이상민 무혐의’ 특수본 결론 비판

조문희 기자 2023. 1. 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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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공동 주최한 3차 시민추모제에서 한 참석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무혐의 처분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 결과에 대해 14일 “꼬리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3차 시민추모제에서 “특수본 수사 결과는 기존에 우려했던 것과 같이 윗선에 대해 수사조차 시도하지 못하는 ‘셀프수사’의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협의회가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위(대책위)와 공동 개최한 시민추모제에는 유가족과 시민 수백명이 참석했다. 하루 내내 서울에는 이슬비가 내려, 참석자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든 모습이었다. 일부는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 처벌!’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시민들은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하겠습니다”라고 함께 외쳤다.

유가족들은 전날인 13일 특수본이 이 장관과 오 시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은 입건 전 조사 종결한 것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특수본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불구속 송치했다. 구속된 이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포함한 6명에 그쳤다. 용산 지역 실무선 외 윗선은 수사에서 빠져나갔다며 ‘용두사미’ ‘솜방망이’ 등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이 대표는 “목표를 정한 적당한 수준의 수사로 마무리됐기에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경기침체 관련 언론의 질문에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로 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바닥을 찍은 경기를 이태원에서 희생된 아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이 총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참사 100일이 되는날 눈앞에 전국에 계신 시민 100만분이 모여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도 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째 되는 날은 다음달 5일이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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