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화가 이정림작가, 개인전...겨울을 피우다

박동필 기자 2023. 1. 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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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화가로 불리는 이정림(60) 작가가 8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야생화를 즐겨 그려온 이 작가는 7~8년전부터 아프리카 타투기법을 도입하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작가는 "아프리카 타투의 특징은 그림 테두리와 내부를 강하게 새기는 형태로 그걸 바로보는 순간 전율할 수 밖에 없었다"며 "여러차례 실험끝에 '짜내기 기법'을 완성했으며 결국 이 기법을 그림 그리기에 도입하면서 저의 화풍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며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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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타투기법 접목...새로운 화풍 열어
20일까지 김해시 장유3동 호수갤러리에서 전시회

‘꽃’의 화가로 불리는 이정림(60) 작가가 8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야생화를 즐겨 그려온 이 작가는 7~8년전부터 아프리카 타투기법을 도입하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25년째 작가생활을 이어가는 이 작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김해시 대청로 호수갤러리에서 8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 작가를 가리켜 ‘꽃’의 작가로 불린다. 주로 야생화를 소재로 유화를 그렸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법이 큰 변혁기를 맞는다.

14일 김해시 장유3동 호수갤러리에서 이정림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이 작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남편 직장일로 찾았다가 제 작품이 크게 달라지는 전환기를 맞는다”며 “어느날 배를 타고 가는데 현지인의 손을 휘감고 있는 타투‘문신’을 보게 됐다. 독특한 기법으로 그려진 타투의 세계에 접하면서 ‘이거다’하는 외마디 외침이 저의 내부 아래쪽에서 뜨겁게 올라왔다”며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이 작가는 “아프리카 타투의 특징은 그림 테두리와 내부를 강하게 새기는 형태로 그걸 바로보는 순간 전율할 수 밖에 없었다”며 “여러차례 실험끝에 ‘짜내기 기법’을 완성했으며 결국 이 기법을 그림 그리기에 도입하면서 저의 화풍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며 털어놨다.

‘짜내기 기법’은 고깔모양의 비닐을 만들어 그 속에 물감을 넣은 뒤 그림의 경계를 표시하는데 사용한다. 고깔모양의 비닐이 일종의 ‘붓’역할을 한다.

그의 꽃그림은 수국, 붓꽃 등 실제에서 차용은 하되 작가의 상상이 가미된 추상의 표현에 가깝다. 과거 그림은 유화로 그렸지만 보다 섬세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기 위해 아크릴물감을 사용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아크릴은 유화의 질감(마띠에르)과 수채화의 경쾌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마법같은 소재라고 이 작가는 귀띔한다.

이 작가는 그림을 통해 자신이 갈구하는 세계를 열심히 전했다.

그는 “저의 그림은 현실을 넘어선 이상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주 소재로 등장하는 꽃은 보통 한쌍으로 등장한다. 자세히 보면 꽃은 앞뒤로, 혹은 위 아래로 등장한다”며 “이는 사람의 세계가 그러하듯 주도적, 보조역할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 꽃은 잎과 줄기로 이어져 거대한 유기체가 된다”고 설명한다.

14일 오후 호수갤러리에서 이정림 작가가 자신의 대표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그림들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공존의 존재로서 평화를 부르짖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처럼 공존을 해치는 그 어떤 폭력적인 행위도 옮지않음을 작가가 말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또한 그림들은 완전히 원색은 아니다. 원색은 튀기에 금방 질릴 수 있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이 작가가 말하는 공존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는 방법은 이 처럼 조화로움에 있다는 것.

그는 미술학원을 15년 동안 운영하다 최근부터 전업화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깊이와 울림이 있는 작품을 연출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이 작가는 작품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는다. 그 중에서도 중저음의 첼로 협연에 푹 빠져 산다. 첼로가 내는 음률이 조화를 강조하는 자신의 작품세계와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때면 무작정 숲속길을 걷는다. 길거리에 무수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들은 상념에 잠겨 문제를 풀지 못하는 저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저 한테 숲속길은 굉장한 안식처요 에너지를 재충전받는 발전소인 셈이다”고 전한다.

그의 고향은 옛 김해인 대저(현 부산)다. 고교졸업 후 15년이 지나 미대에 진학할 정도 정규 화가코스에 접어든 것은 다소 늦었다. 그는 “고교때부터 그림을 그렸으며 개인전도 했었다. 남편과의 결혼 조건이 여건이 좋아지면 미대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지금생각하면 저도 젊었을 때는 꽤나 집념이 있었던 셈이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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