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승객 보조배터리서 불 활활... 승무원이 진압했다
대만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비행기 내부에서 승객 보조배터리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다.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화재를 진압하는 등 신속하게 대처한 덕에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31분쯤 스쿠트항공 A320(TR993편) 여객기에서 보조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스쿠트항공은 싱가포르항공의 자회사다. 여객기는 대만 타오위안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었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좌석 아래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변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승객 대부분은 일어나 피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한 승무원이 승객들을 진정시키며 화재 현장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는 행동을 취했다. 그사이 다른 승무원은 소화기를 가져와 불을 껐다. 이후 승객들에게 착석할 것을 요구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진화된 뒤에도 비행기 내부에는 연기가 자욱했다.
현장에 있던 한 승객은 “기내에서 갑자기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가득 찼다”며 “승무원은 즉시 소화 작업에 착수했다”고 했다. 또 다른 승객은 “갑자기 ‘펑’ 소리가 나서 승객이 다투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연기가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폭발한 보조배터리는 검게 그을려 형체를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타오위안 공항 측은 오후 7시 40분쯤 신고를 받고 공항 소방대와 구급차를 파견했다. 여객기는 화재 발생 직후 이륙을 포기하고 게이트로 돌아갔다. 관제탑은 사고원인 조사 등 후속 처리를 위해 여객기를 주기장에 수용했다. 이후 다른 항공기 이착륙 지연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보조배터리를 소지하고 있던 승객과 일행 등 2명이 손에 경미한 화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인명피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항공사는 보조배터리를 위탁 수화물로 옮기는 것을 금지하고 기내 휴대만 허용하고 있다. 2016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기준을 발표한 뒤 제도화됐다. 위탁으로 보낼 경우, 화재 발생 시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보조배터리는 리튬배터리인데, 이는 폭발성 및 연소성이 높다. 160와트시(Wh)를 초과하는 보조배터리는 위탁 수화물은 물론 기내 휴대도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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