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의 ‘소울푸드’ 유칼립투스를 품은 호주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최현태 2023. 1. 14. 16: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양조방식 따라 캐릭터 확 바뀌는 ‘화이트 와인의 여왕’ 샤르도네/배럴 발효 프랑스 부르고뉴 마을단위 샤르도네 가장 유명/호주 샤르도네 유칼립투스향 매력적/부르고뉴 스타일로 빚는 호주 펜폴즈 야타나와 맥스 시리즈/소비자 무료 시음 펜폴즈 팝업스토어 1월 26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열려
펜폴즈 초대 수석와인메이커 맥스 슈버츠 헌정 맥스 시리즈 샤르도네.
목련꽃을 닮은 맑고 청초한 그녀. 언덕을 따라 부드러운 바람 불자 은은하면서 우아한 향수 한줄기 코끝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싱그러운 봄 햇살 같은 미소 한줌은 겨우내 얼었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버리네요.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그녀를 닮은 와인은 샤르도네랍니다.
샤르도네.
◆천의 얼굴 ‘화이트 와인의 여왕’ 샤르도네
샤르도네(Chardonay). 또는 샤도네이로 부르는 이 품종은 전 세계에서 와인산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가장 글로벌한 포도품종입니다. 호불호가 적어 누구든지 좋아하는 와인이죠. 샤르도네는 흔한 만큼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작품과 역할에 따라 변신을 자재자유로 구사하는 여배우를 닮은 천의 얼굴 가진 품종이라고 할까요. 자칫 개성이 없다고 여길 수 있지만 최고의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에서 탄생합니다. 코르통 샤를마뉴(Corton Charlemagne), 몽라셰(Montrachet), 뫼르소(Meursault) 등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은 모두 샤르도네니까요.
호주 와인산지 와인폴리.
샤르도네는 기후에 따라 캐릭터가 크게 바뀝니다. 서늘한 기후에서는 산도가 높고 포도는 덜 익어서 당도는 떨어지고 시큼한 맛이 많이 납니다. 서양배, 청사과 등 녹색 과일 느낌이 많고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이 지닌 레몬, 라임, 자몽 등 시트러스 계열 과일향도 강합니다. 여기에 풀 깎은 냄새나 아스파라거스, 고추 자른 냄새도 더해집니다. 보통 기후대에서는 살구, 복숭아 등 핵과일이 많이 느껴집니다. 더운 지역으로 가면 캐릭터가 확 달라지는데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피치, 무화 등 열대과일과 스위트 화이트 와인에서 많이 나는 말린 사과와 꿀향도 더해집니다.
셰프가 창의력을 발휘하기 좋은 식재료처럼 와인메이커가 양조할때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 솜씨를 뽐낼 수 있습니다. 뭔가 강렬한 개성이 없는 중성적인 품종이라 오히려 와인메이커가 꾸미는 대로 예쁘게 잘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이처럼 와인메이킹에 따라서 캐릭터가 다양하게 바뀌는데 대표적인 양조기법이 젖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입니다. 이를 거치면 날카로운 산도와 거친 탄닌의 질감이 부드러워지고 크리미하거나 버터리한 느낌도 얻어집니다. 미국 나파밸리 샤도네이로 대표되는 버터리한 느낌은 주로 과한 오크 숙성에 옵니다. 오크 숙성을 안했는데 크리미하게 느껴진다면 젖산발효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레드 와인은 거의 젖산 발효를 거치는데 화이트 와인은 와인메이커 스타일에 따라 선택합니다. 신선한 느낌을 강조하려면 젖산발효를 하지 않고, 풍성한 느낌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고 싶다면 젖산 발효를 합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힐 포도밭.
오크통 굽기.
발효를 모두 마친 효모 찌꺼기와 함께 숙성하는 쉬르리(Surlees)를 거치면 샤르도네에 빵껍질 같은 효모향이 깃들면서 샴페인 풍미와 비슷한 복합미가 더해집니다. 와인 용어로 ‘효모 자가분해향(autolysis flavor)’이라고 합니다. 보통 6개월∼1년 정도 하며 ‘리 컨텍(Lees Contect)’으로도 부릅니다. 오크 숙성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오크 숙성을 거치면 토스트, 바닐라, 견과류향이 얻어집니다. 입자가 미세한 프렌치 오크를 사용하면 미국 오크 보다 훨씬 우아한 풍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새오크를 쓰거나 오크통 내부를 더 많이 태울수록 토스트, 바닐라, 견과류 향들이 더 강해집니다. 오크에는 탄수화물 성분이 많은데 불과 만나면 달콤한 향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애들레이드 힐 샤르도네 와인들.
◆부르고뉴를 닮은 호주 샤르도네
프리미엄 샤르도네 생산지로 유명한 부르고뉴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합니다. 바로 발효 단계부터 오크통을 사용하는 ‘배럴 퍼먼테이션(Barrel Fermentation)’입니다. 보통 발효는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하는데 처음부터 오크통에서 발효하면 과일 맛과 오크 향이 잘 조화를 이뤄 부드럽고 우아한 여성 같은 매력이 증폭됩니다. 또 참깨 같은 고소한 향과 흰후추의 스파이시한 향도 더해집니다. 대신 값비싼 오크를 발효때부터 사용하니 와인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알라와 유칼립투스.
호주에서도 부르고뉴처럼 배럴 퍼먼테이션으로 샤르도네를 빚는 와이너리가 많습니다. 호주의 프리미엄 샤르도네를 블라인드 테이스팅하면 부르고뉴 빌라쥐급 샤르도네와 거의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퀄러티가 뛰어나죠. 하지만 가격은 부르고뉴 3분1 수준이니 와인샵에서 호주 샤르도네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장바구니에 담으세요. 재미있는 것은 호주 샤르도네는 부르고뉴와인에는 거의 없는 한가지 향이 있습니다. 바로 유칼립투스향으로 호주 샤르도네의 공통적인 향입니다. 남호주 쿠나와라(Coonawarra)의 붉은 자갈토양 ‘테라로사’에서 자라는 카베르네 소비뇽도 유칼립투스의 매력적인 허브향을 지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호주를 대표하는 귀여운 동물 코알라가 주로 유칼립투스를 먹고 사는데 유칼립투스가 잘 자라는 호주의 토양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네요.  
남호주 와인지도.
◆그랜지를 탄생시킨 맥스 슈버츠 헌정 샤르도네 

호주 샤르도네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는 남호주 바로사 밸리 남쪽 애들레드 힐(Adelaide Hills), 맥라렌 베일(McLaren Vale), 호주 최남단 타즈마니아(Tasmania) 섬, 서호주 마가렛 리버(Magarett River) 등이 유명합니다. 그중 애들레이드힐은 호주의 ‘원조’ 샤르도네 생산지로 고도가 높아 서늘한 기후를 띠면서 뛰어난 샤르도네가 자랍니다. 

애들레이드 힐에는  호주 ‘국가문화재’에 등극한 그랜지(Grange)를 생산하는 와이너리 펜폴즈(Penpols)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1844년 호주로 이주한 영국인 의사 크리스토퍼 로손 펜폴즈(Dr. Christopher Rawson Penfolds )가 이곳의 매길 에스테이트(Magill Estate)에 펜폴즈 와이너리를 세우면서 역사가 시작됩니다.
펜폴즈와 초대 수석 와인메이커 맥스 슈버츠.
제임스 서클링 100점 만점 부여 펜폴즈 그랜지 2018.
호주 와인의 역사를 얘기할 때 펜폴즈와 초대 수석 와인메이커 맥스 슈버츠(Max Schubert·1948~1975)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슈버츠가 1951년 펜폴즈 그랜지를 탄생시킨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호주 와인이 달콤한 주정강화 와인을 주로 만들던 시절, 그는 끊임없는 도전과 자신과의 싸움 끝에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을 능가하는 호주 최초의 프리미엄 스틸와인 그랜지를 선보여 호주 와인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갑니다. 슈버츠는 1987년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됐고 50번째 빈티지인 그랜지 2001은 호주 국가문화재 반열에 오릅니다. 또 그랜지 2008년 빈티지는 와인스펙테이터와 로버트 파커에게서 동시에 100점을 받은 최초의 호주 와인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천재 와인메이커로 이름 날린 그는 1975년까지 펜폴즈 와인 양조를 이끄는 동안 많은 업적을 남깁니다. 1959년 빈 시리즈 칼림마 빈 28(Kalima Bin 28) 쉬라즈, 1960년 Bin 389 까베르네 소비뇽를 생산하고 와인의 pH 컨트롤, 화이트 와인 저온 안정화 등 혁신적인 와인메이킹을 주도합니다. 
펜폴즈 맥스 시리즈.
맥스 샤르도네.
이처럼 호주 와인 산업의 부흥을 이끈 위대한 와인메이커 슈버츠에게 헌정하는 와인이 펜폴즈의 맥스 시리즈(MAX‘S)입니다. 맥스 샤르도네는 고소한 참깨향과 바닷가에 선 듯한 솔티한 미네랄이 돋보입니다. 유칼립투스, 라벤더 등 허브향이 어우러지고 공중에 흩뿌린 듯한 사과꽃과 쟈스민향도 느껴지네요. 잘 익은 자몽, 배, 복숭아, 살구 등 핵과일 풍성하고 생기발랄한 신선한 산도는 음식을 부릅니다. 프렌치 새오크 20%와 미국 오크를 함께 사용했는데 무엇보다 오크를 아주 잘 다스려, 과하지 않은 캐슈, 밤, 아몬드향이 희미하게 따라옵니다. 
야타나.
1995년 첫 출시된 펜폴즈 야타나(Yattana)는 타즈마니아와 애들레이드힐의 샤르도네를 모두 사용해 이런 호주 샤도네이의 매력을 극대화 시킵니다. 그랜지의 샤르도네 버전이란 뜻에서 ‘화이트 그랜지’로 불릴 정도죠. 야타나는 두 곳의 최고급 샤르도네만 엄선해 프렌치 오크통에서 8개월(새 오크 86%, 1년 사용 오크 14%)에서 숙성합니다.  자몽, 레몬의 흰 껍질에서 오는 시트러스향으로 시작돼 잘 익은 감귤류, 자몽으로 이어집니다. 부싯돌, 화약이 떠오를 정도로 강렬한 미네랄과 굴 껍질 같은 바다 미네랄이 느껴지고 구운 브리오슈와 아몬드 풍미가 은은하게 따라옵니다. 
야타나는 화이트 와인도 그랜지처럼 블록버스터 같은 와인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쿨 클라이밋에서 자라는 좋은 샤르도네는 고도가 높거나 남극에 가까워야 하기에 두 곳의 샤르도네만 엄선해 만듭니다. 호주 최남단 작은 섬 타즈마니아는 남극에서 그리 멀지 않고 굉장히 선선한 기후를 보입니다. 일조량이 뛰어나고 일교차가 커 좋은 산도를 움켜지고 구조감이 좋은 잘 익은 샤르도네가 생산됩니다. 애들레이드 힐은 타즈매니아보다 따뜻한 기후대여서 샤르도네가 좀 더 부드럽고 과일 맛이 많이 납니다. 야타나는 이런 두 지역 포도를 결합해 복합미를 극대화 시킵니다.
야타나.
20여년전만해도 호주 샤르도네는 굉장히 버터리한 풀 바디 와인으로 색도 훨씬 진한 화이트였답니다. 와인메이커들이 10여년전부터 신선한 산도와 과일향이 강조되는 양조 스타일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오크도 아예 사용하지 않아 샤르도네는 녹색 계열의 과일 톤까지 띠기 시작합니다. 이런 노력 끝에 약 5년 전부터 부르고뉴 빌라쥐급을 능가하는 샤르도네들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초 야타나의 숙성 잠재력은 4년 정도였는데 현재는 20년도 너끈하게 견디는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야타나(Yattana)는 ‘조금씩 조금씩(Little by littel)’, ‘점차적으로(Gradually)’라는 의미를 지닌 호주 원주민어로 빈티지를 더할수록 호주를 대표하는 샤르도네로 성장중입니다. 
펜폴즈 팝업스토어.
펜폴즈 팝업 시음 와인.
◆소비자 무료 시음으로 즐기는 펜폴즈 팝업스토어
소비자들이 이런 펜폴즈 맥스 시리즈 샤도네이를 무료 시음하는 행사가  13일부터 오는 1월 26일까지 서울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팝업스토어에서 열립니다.  펜폴즈를 수입하는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팝업스토를 열어 맥스 시리즈와 제임스 서클링이 100점 만점을 부여한 그랜지 2018 빈티지 등 펜폴즈의 대표 와인들을 대거 선보입니다. 소비자들은 평일 오후 3시, 4시, 5시에 현장 신청을 통해 맥스 시리즈를 포함해 3종을 무료 시음할 수 있습니다. 선물 메시지 카드보내기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소중한 지인에게 간단한 편지를 써서 응모하면 팝업스토어 종료 후 추첨을 통해 펜폴즈에서 준비한 선물을 보내줍니다. 또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펜폴즈 와인 캐리어백, 20만원이상 구매하면  리델 레드 와인 글라스 2잔이 제공되고 그랜지를 구매하면 리델 파토마노 레드컬러가 선착순 증정됩니다.
맥스 시리즈 래핑 디자인.
소비자들은 맥스 샤르도네와 맥스 쉬라즈, BIN 8 쉬라즈 카베르네를 무료 시음할 수 있습니다. 맥스 쉬라즈는 바로사밸리, 맥라렌 베일, 패더웨이, 마운트 로프티, 마운트 벤스의 쉬라즈로 만들며 미국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합니다. 블랙체리, 플럼 등 검은 과일향이 지배적이고 잔을 흔들면 바닐라, 토스트와 스위트한 시나몬과 진저향이 어우러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 티라미슈 케이크, 다크 초콜릿향도 따라 옵니다. 맥스 시리즈는 그의 명성에 맞게 멀티리즌·멀티빈야드 와인에서 싱글리즌 와인까지 펜폴즈 의 철학이 집약된 와인으로 오랫동안 쌓인 양조 노하우가 잘 담겨있습니다. 디자인이 아주 독특합니다. 맥스의 존재감을 돋보이기 위해 샤르도네는 은색 래핑,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은 붉은색 래핑으로 디자인했습니다. 
맥스 쉬라즈.
펜폴즈 BIN 8 쉬라즈 카베르네.
쉬라즈 60%에 카베르네 소비뇽 40%를 더한 BIN 8 쉬라즈 카베르네는  전통적인 펜폴즈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멀베리와 라즈베리로 만든 푸딩과 블랙베리, 월계수잎과 짭쪼름한 미네랄이 돋보이고 오크숙성에서 오는 바닐라향도 적당합니다. 프렌치 오크와 미국 오크를 함께 사용해 오크 밸런스를 잘 잡았습니다. 펜폴즈 프리미엄 라인 BIN 389, BIN 128, BIN 28 양조에 사용하는 오래된 오크통에 빚어져 BIN 8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