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측, ‘김기현 1위’ 여론 조사에 “여론 마사지” 반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이 14일 김기현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제쳤다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맞서 “선거기획사가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며 “누군가가 나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상황이 급격하게 돌아가자 ‘여론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지지도 조사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내 경선에 앞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주변에서부터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리얼미터가 12~13일 이틀간 벌인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의 공정성, 신뢰성 등에 대해 이상한 점이 계속 발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상의 여론조사는 언론사가 의뢰하는 모양새를 갖춘다. 그런데 이 조사는 A라는 선거기획사에서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언론에는 미디어트리뷴이라는 데에서 리얼미터에 의뢰했다고 해서 무슨 신생 언론사인가 했더니, 이 두 업체는 주소와 연락처가 동일하다”며 “누군가가 나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여론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또 “이번 여론조사는 비용이 1000만원 이상 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비용을 누가 댔을까. 또 미디어트리뷴이라는 업체는 과연 여론조사를 의뢰할 자격을 갖췄을까. 리얼미터의 조사는 과연 공정했을까. 누군가 고발하면 당장 수사대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자동응답 임의전화걸기(ARS RDD)방식으로 응답률이 3.7%인데 이런 여론조사가 당분간 계속될 걸로 보인다”며 “수가 뻔히 보이는 여론 마사지에 속을 당원들이 얼마니 될까”라고 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는 이날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이 32.5%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 결과로, 나 전 의원은 26.9%로 2위였다. 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에 대해 이뤄졌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지지도 조사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대표 당선 가능성’에 대한 응답도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김 의원은 35.2%, 나 전 의원은 나 전 의원 29.4%로 집계됐다. 다만 두 후보 지지율 및 당선 가능성 응답의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8%포인트, 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3%포인트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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