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저 차 이상하지?" 멍멍! 눈썰미가 남다르다 했더니‥

곽동건 kwak@mbc.co.kr 2023. 1. 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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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밤, 서울 성동구의 한 도로.

검은색 점퍼를 입고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평화로운 산책을 하던 한 남성

은색 SUV 한 대가 지나는 걸 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를 하고 있는 겁니다.

조금 전 이 SUV를 길에 세워놓고 운전자가 비틀대는 걸 봤는데,

곧이어 시설물까지 들이받는 걸 목격하고는 음주운전을 확신한 겁니다.

[신고자] "의심스러운데… 하면서 지나가다가 뒤에서 '쾅쾅' 소리가 나더라고요. 보니까 차가 원래 멀쩡했는데 앞 범퍼랑 뒤 범퍼, 트렁크 이렇게 막 찌그러져 있더라고요."

그 뒤에도 음주운전 의심 차량은 주변을 계속 맴돌았고, 이를 본 신고자는 차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까지 정확하게 신고했습니다.

[신고자] "그 차가 한 바퀴를 돌았는지 반대 방향으로 지나가는 걸 (보고)/ 전화 통화하면서 그쪽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후에도 차선 오른쪽으로 치우쳐 계속 달려가는 음주운전 의심 차량.

잠시 뒤, 급히 출동한 경찰차가 이 차량을 발견하곤 앞을 막아섭니다.

음주 측정 결과 운전자는 면허취소 수치의 만취 상태로 확인돼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신고자] "다른 사람들도 지나다니다가 혹시나 다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차와 부딪쳐서 사고가 생길 수도 있어서…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사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신고를 한 이 남성은 '반려견 순찰대' 활동 중인 시민이었습니다.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과 함께 동네를 산책하며 위험 요소들을 발견에 신고하는 일종의 자율 방범 활동입니다.

[신고자/반려견 순찰대] "저희 아이들 매일 산책을 하거든요. 산책하면서 이런 동네나 주변 산책하면서 위험해 보이는 것들 신고하고, 처리되고 하는 것들 하면 좀 보람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지난해 서울 9개 자치구에서 시범 시행됐는데 올해부터는 더 많은 지역에 '반려견 순찰대'가 생기고 있습니다.

별도의 보수는 받지 않지만, 순찰대 활동 용품이 지급되고 최소 주 3회 이상 꾸준히 산책을 해야 합니다.

[신고자/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하게 되면서 주변을 많이 살피게 되고, 아이들 '반려견 순찰대' 조끼 입히고 나가면 좀 많이 이쁨도 받고요. 여러모로 동네 생활 좀 유심히 보게 되는 거 같아요."

경찰은 덕분에 음주운전자를 빠르게 검거할 수 있었다며 반려견인 초이, 제니와 신고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곽동건 기자(kwa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445620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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