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 두고도 사망 후 2년간 방치된 70대 시신…왜?

이동준 2023. 1. 1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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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뒤 무려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을 제외하고는 가족간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6남매를 뒀으나 서로 간 연락이나 왕래가 없다 보니 B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도 사망 사실을 몰랐다.

모녀는 2016년 9월 이 빌라로 이사 온 뒤 이웃들과도 자주 교류하지는 않아 이웃들 역시 A씨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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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 왕래 끊기고 지자체 관리 대상서도 빠져
숨진 어머니의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백골이 된 시신과 2년을 함께 지낸 40대 딸(가운데)이 13일 오후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뉴시스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70대 노인이 숨진 뒤 무려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을 제외하고는 가족간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는 사이 이웃은 물론 담당 구청도 노인의 고독한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노인의 시신은 넷째 딸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발견됐다.

앞선 11일 밤 늦은 시각. 112 종합상황실에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에 찾아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안 열어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신고장소인 인천시 남동구 모 빌라에 도착했지만, 현관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 있었다. 손으로 두드려도 집주인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소방대원들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악취를 뚫고 들어간 안방에서 소방대원들은 이불을 들치고 백골 상태의 시신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은 "악취가 심했다. 시신이 이불과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다"고 처참했던 현장을 떠올렸다.

집 안에서 발견된 종이 한 장에는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 2020년 8월'이라고 적혀 있었다. 메모 작성자는 A씨와 단둘이 살던 셋째딸 B(47)씨였다.

A씨는 6남매를 뒀으나 서로 간 연락이나 왕래가 없다 보니 B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도 사망 사실을 몰랐다.

경찰은 6남매의 아버지가 1995년 사망한 뒤 가족을 연결할 구심점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는 2016년 9월 이 빌라로 이사 온 뒤 이웃들과도 자주 교류하지는 않아 이웃들 역시 A씨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

이웃뿐 아니라 관할 행정복지센터도 몰랐다. 2011년 5월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으나 2년 뒤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데다 셋째 딸과 함께 살아 관리 대상 홀몸노인도 아니었다. 빌라도 A씨 명의로 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 동네 통장이 B씨로부터 어머니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구청에 사망 신고가 되지 않았다.

남동구 관계자는 "통장이 A씨 집에 아무도 없어 안내문을 부착하고 왔더니 B씨가 전화를 걸어 '엄마가 죽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통장은 B씨에게 '사망신고를 하라'고 했는데 이후 신고된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관리 대상자가 아니고 스스로 도와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으면 집집마다의 사정을 알기는 솔직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B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직업이 없었던 B씨는 어머니 몫으로 나오는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원으로 생활했다. 어머니 사망 후 28개월간 A씨가 대신 받은 연금은 150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B씨는 어머니 시신을 안방에 방치한 채 작은방에서 주로 지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죽기 전에 병을 앓아 아팠다"면서도 정확한 사망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B씨에게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연금 부정 수급과 관련한 혐의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 제보를 기다립니다. [메일] blondie@segye.com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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