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의 15번은 글러브에, 절친한 벗의 54번은 내 등에"[SS인터뷰]

황혜정 2023. 1. 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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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독수리가 두 사람을 기억하며 프로 무대에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한화 신인 투수이자 2023년도 KBO리그 신인 선수 1라운드 첫 번째 지명자 김서현(19)이 레전드의 번호와 절친한 벗의 번호를 소중히 품고 프로 무대에서 뛸 예정이다.

김서현은 자신의 절친한 고교 시절 벗의 등번호를 프로 무대에 달고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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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이 12일 대전에서 열린 2023년도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전 | 황혜정기자.
[스포츠서울 | 대전=황혜정기자] 아기 독수리가 두 사람을 기억하며 프로 무대에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한화 신인 투수이자 2023년도 KBO리그 신인 선수 1라운드 첫 번째 지명자 김서현(19)이 레전드의 번호와 절친한 벗의 번호를 소중히 품고 프로 무대에서 뛸 예정이다.

김서현은 지난 12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년도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글러브를 하나 더 맞췄는데 구대성 선배님의 15번을 새겼다. 구대성 선배님은 고(故)최동원 선배님과 함께 내 롤모델이시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공을 꿋꿋이 던지신 구대성 선배님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구대성(54·은퇴)은 지난 1999년 마무리투수로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레전드다. 현 시점까지 한화 이글스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이기도 하다. 그의 현역 시절 등번호가 15번이다. 현재 한화에선 3년차 좌완 김기중이 15번을 달고 있다. 이에 김서현은 ‘대성불패’ 구대성의 번호를 글러브에 새긴 것.

등번호 역시 특별하다. 김서현은 자신의 절친한 고교 시절 벗의 등번호를 프로 무대에 달고 뛴다. 54번은 김서현의 서울고등학교 동기 전다빈의 등번호였다. 전다빈은 이번 신인 지명에서 프로 지명에 실패했다. 김서현이 친구의 몫까지 프로 무대에서 해내겠다는 각오가 돋보인다.
서울고 김서현이 8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아마추어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독수리 군단에 입성해 아기 독수리가 된 김서현은 구대성 같은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은 각오를 분명히 했다. 김서현은 “50세이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 시즌 최대 세이브 기록은 오승환(삼성)이 2006년, 2011년 기록한 47세이브다. 김서현은 “원래 꿈은 크게 갖는 게 좋다. 50세이브라는 게 팀의 50승이라는 의미도 있다”며 “팬들이 얘기해서 기록을 찾아봤는데 (팀 승리가) 50승이 안 되더라. 하지만 올해 만들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는 2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한화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린다. 이 자리에 김서현도 참석할 것이 유력하다. 그는 “아프지 않게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빠르게 고치겠다. 1군 캠프에 가게 되면 팀 내 작전이나 사인 같은 것도 빨리 암기하겠다.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직 신인이고 배우는 입장이다. 선배님들을 잘 뒷받침 하겠다”고 했다. 김서현은 “캠프에 가면 투수 선배님들께 여러 변화구를 배우고 싶다. 선배들 옆에 붙어서 뽑아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서 선수 생활 첫 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언제나 故최동원을 잊지 않을 김서현이다. 최동원의 등번호이자 자신이 고교 시절 쓰던 등번호 11번도 한화 우완 남지민이 쓰고 있다. 글러브에, 등번호에는 새기지 못했지만 김서현은 고인의 11번을 마음에 새기고 뛰지 않을까.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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