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가장 뜨겁지만 가장 외로운 에이스 루카 돈치치

서호민 2023. 1. 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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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루카 돈치치는 너무나 외롭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13일(한국시간) 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NBA 정규시즌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대혈투 끝에 119–115로 이겼다.

돈치치의 원맨쇼가 또 다시 펼쳐진 경기였다. 빅샷을 연이어 터트리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낸 돈치치는 53분을 뛰며 35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시즌 10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9-2020시즌부터 3년 연속 올-NBA 퍼스트 팀에 선정되며 자신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던 돈치치의 활약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돈치치는 연일 엄청난 공격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상대 팀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 시즌 평균 28.4점을 기록했던 돈치치는 이번 시즌 34.3점을 기록하며 더욱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NBA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최근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12월 23일 휴스턴 전에서 50점을 쏟아 부은 돈치치는 이후 펼쳐진 9경기에서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30점 이상을 책임지며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10경기 평균 득점은 무려 40.2점.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이다.

이를 통해 돈치치는 NBA 역사에 남을만한 대기록을 세웠다. ESPN 스탯 인포에 따르면, 돈치치는 1986년 마이클 조던 이후 23세 이하 선수로는 처음으로 10경기 평균 40점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다만, 문제는 돈치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38.4%로 리그 공격 점유율(USG%) 1위를 달리고 있는 돈치치의 팀 내 비중은 상당하다. 해당 선수가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경기력을 비교할 수 있는 온오프 코트 기록만 살펴봐도 돈치치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돈치치의 온오프 코트 마진 차이는 무려 10.8로, 코트를 밟지 않을 때 그가 벌어다주는 점수가 10.8점이라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그렇다 보니 돈치치가 결장하는 경기에서 댈러스의 성적은 급격하게 나빠진다. 이번 시즌 댈러스는 돈치치가 빠진 3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 시즌 돈치치가 결장했을 때, 8승 9패를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여름 제일런 브런슨이 FA 자격을 얻어 뉴욕을 떠난 이후, 댈러스는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해내지 못했다. 오프시즌, 스펜서 딘위디와 크리스티안 우드 등 기대를 품고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돈치치의 파트너가 되기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해보인다.

여기에 현재 댈러스에는 슈팅력이 불안한 선수들이 너무 많다. 팀 하더웨이 주니어는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의 기복이 심하며, 레지 불록은 3점슛 성공률 31.3%(평균 1.4개 성공)에 그치는 등 커리어 최악의 슈팅 부진을 겪고 있다.

연 평균 1,6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장신 슈터 다비스 베르탕스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상황이다.(*참고로 하더웨이 주니어는 1,960만 달러, 베르탕스는 1,600만 달러, 불록은 1,000만 달러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그래서 더 문제다.)

그래서 댈러스를 상대하는 팀들은 노골적으로 돈치치에게 트랩 수비를 가는 수비법을 들고 나온다. 돈치치는 2명 또는 3명에게 둘러싸이는 더블팀 수비도 킥아웃 패스 등을 통해 영민하게 잘 대처하는 편인데, 문제는 돈치치의 킥아웃 패스를 슈터들이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돈치치 해 줘” 농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댈러스는 24승 19패를 기록하며 서부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올 시즌 돈치치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방증이다. 돈치치가 아니었으면 이정도 성적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돈치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분명 댈러스에 좋지 않은 신호다. 지금 단계에서 돈치치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기는 힘들다. 수비가 거칠어지는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할 확률이 높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결국 다른 곳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돈치치의 옆을 지켜줄 동료가 최소 한 명만 있어도 상대의 시선을 분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 길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원 맨 팀 에이스' 돈치치가 처한 슬픈 현실이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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