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장윤규(下) [효효 아키텍트]
체인지업 그라운드
스타트업 기업의 개별 공간을 우선하지 않고 공유 공간 비중을 70&가까이 두고 설계에 들어갔다. 공유 공간인 복도는 사용자들이 만나는 공간으로 개념을 바꾸었다. 장윤규 건축의 특징은 컨텐츠를 공간적으로 해석하는데 있다.
경북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 교내, ‘체인지업 그라운드 포항(CHANGeUP GROUND)’은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이자, 인근 산학연과의 융합을 이끄는 구심점이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부터 지상 7층까지 8층 규모 건물을 포함한 부대 시설을 2만 8,000㎡ 연면적 위에 세운 단지이다.
포스코 그룹은 2021년 7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스타트업 창업과 성장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창업 허브 실리콘 밸리와 경북 포항을 잇는 창업 벨트 ‘퍼시픽 밸리’의 청사진도 그렸다.
2021년 7월 개관 초기, 스타트업 68곳의 임직원 600여 명이 입주했고 기업 가치의 총액은 약 4672억 원이었다. 1년 후인 2022년 8월, 입주한 스타트업은 기업 87곳, 임직원 800여 명 입주, 입주 기업의 총 가치도 약 1조 177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스타트업 기업은 서울을 중심한 수도권에 집중되었으나 산업 단지가 산재한 지방에 필요성은 더 증대된다. 포항은 포항공대를 중심으로 인프라가 잘 정비되어 있어 일반 스타트업 생태계 클로스터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메타버스 시대에는 전통적인 건축 이론도 바뀐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1941년~)는 ‘건축은 터를 읽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찌기 노르웨이 건축이론가 슐츠(Christian Norberg-Schultz)는 이 터의 장소성을 ‘제니우스 로사이(Genius Loci)’, 곧 ‘장소의 혼’이라 했다.
장윤규는 메타버스에는 장소의 개념이 없어진다고 말한다. 장소는 물리적인 거리로 연결되는 게 아니다. 3년여의 코로나 팬데믹은 뿔뿔이 흩어져도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했다. 1990년대 미덕으로 여겼던 복합화의 가치가 무너졌다. 네크워크가 중요해졌다.
장윤규는 메타버스 자체가 공간이며, 장소 개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 장소에 어떻게 혼을 불어넣느냐 하는 거다.
장윤규는 공공기관이 아닌 기업이 ‘공공 건축’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 포스코에서 생산한 철(골) 구조를 재료로 사용하는 게 의무사항 이긴 했다. 철의 느낌을 떠 있는 듯한 무중력적인 느낌으로 만들도록 설계했다. 건축주는 우주선 같은걸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건물 가운데는 탁 트인 빈 공간이다. 그 주변에 투명 창을 덧댄 큐브 모양 회의실을 배치해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서로를 바라보도록 설계했다. 장윤규는 ‘스타트업이 소통하며 영감을 녹여 창의력을 빚는 용광로’라고 소개한다.
건축 매스는 법적 사선제한으로 삼각형으로 계획되어졌다. 외피 또한 삼각형의 다양한 변주와 조절을 통해 외부로 향하는 프라이버시의 문제, 채광과 조도를 고려한 새로운 입면 패턴으로 치환하여 디자인하였다.
장윤규는 건축 사무소가 수익이 크지 않은 마을 단위의 작은 공공건축을 해야 하는 이유로, 지역의 공간이 개인의 삶과 직접 연관되기에 더 중요하다고 본다.
알토 꽃병 특유의 수려한 곡선은 알바 알토가 출렁이는 호수 물결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한 것이다. 이딸라는 유리 공예품을 만드는 핀란드 마을 이름이다. 꽃병을 헬싱키 사보이 레스토랑이 대량 구입해 사용하면서 일명 ‘사보이(Savoy) 꽃병’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합성목재를 재료로 한 목구조 양식인 중목 구조를 택했다. 장윤규는 성북구 총괄건축가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Pantheon)에 이르렀다. 그의 그림은 조선시대 사대부의 문화인 문인화의 대표적 소재 사군자에서 시작되었다.
건축 설계의 에스키스로서, 교류를 위해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그린 작품들로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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